뮤지컬 프랑켄슈타인 2018

2018. 7. 18. 17:55마음에남아




영생을 꿈꾸며 죽음의 고통을 빗겨간 인간을 만들어낸다고는 하지만 결국 일부 엘리트들의 통제 하에 부릴 수 있는 하위 그레이드의 인간(일까 과연? 결국 자타공인 괴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오만은 '신'에 도전하는 인간의 허황된 욕심으로 포장되어 있다. 하지만 그들의 자만이 과연 진정 존재하는지나 모를 어떤 신을 향한 것인지, 현실에 너희와 똑같이 땅에 발딛고 선, 남자와 같은 선상의 인간에서 배제하고자 발버둥치는, 진짜 너희의 창조주일지 모를 여자들을 여전히 발 밑에 두기 위한 눈속임일지 모를 일이다. 태고적 예수가 마굿간에서 태어날 때조차, 결국 인간을 잉태하는 것은 오직 여자임에도, 여전히 여자를 자궁을 지닌 애낳는 존재로만 명시하고 남자의 소유물 정도로만 취급한다. <프랑켄슈타인>도 마녀사냥이 난무하던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심지어 마녀로 누명을 써서 (알고보니 유충 빅터 짓^^) 어머니가 죽은 계기로 각성하고 고뇌하는 것은 역시나 남자 캐릭터밖에 없었다. 그나마 비중있던 엘렌을 비롯한 여자 캐릭터들은 여전히 마녀로 오해받아 한순간에 죽어나간다. 차라리 앙리가 괴물이 될 것이 아니라, 줄리아나 엘렌이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되는 것이 더 개연성이 있을 것 같다. 전쟁통에 어디서 튀어나온지 모를, 갑자기 우린 칭구칭긔~를 외치는 앙리가 아니라. 혹은 차라리 앙리와 줄리아가 눈 맞아서 괴물이 된 앙리가 인간성을 잃고 자신을 막아서는 줄리아를 죽여버린다던지. 아무튼 이래저래 주인공부터 주변 인물들까지 캐릭터의 유기성이 많이 아쉬운 극이다. 특이 소재란 점에서 뮤지컬 <드라큘라>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거기서 여성 캐릭터가 수동적으로 가만히 있다가 개죽음만 당하진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무대 구성이나 장치도 <프랑켄슈타인>보다는 화려하고 참신했다. <프랑켄슈타인>은 무대 활용도 너무 단편적이고 구려! <지킬앤하이드>랑 너무 유사한데 이런 고전작보다도 더 단순해서 더 구리게 느껴진다. 역시 화려함의 짜장은 <엘리자벳>인데, 여왕엘리 언제 돌아오시나요ㅠㅠ 내 인생극... 죽기 전에 여왕엘리&류토드 다시 보여줘라줘!!!ㅠㅠ (의식의 흐름대로...)  

결론, 노래 짱짱하게 잘 하는 티켓파워 쎈 남자배우 둘을 톱으로 붙여서 브로맨스풍으로 대충 스토리 짜고, 락적인 넘버들로 치덕치덕 버무려서 돈이나 벌어야지~~~ 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ㅋㅋㅋㅋㅋㅋㅋㅋ 모르겠다, 많이 본 사람들은 막 운다는데... 난 이 극에 적극적으로 감정이입하고 인물들의 행동을 이해해줄만큼은 아니다. 대극장 뮤지컬들은 워낙 스토리 구멍도 많지만, 대표 넘버들이랑 배우들의 케미가 개연성~~~인 경우가 많아서 사실 크게 깔 필요도 없긴 하지만, 그냥 오랜만에 본 뮤지컬이라 더 까고 싶었다. 아 <지킬앤하이드>나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