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5. 00:17ㆍ숨죽인마음
미방짤은 하도 옛날에 충격받고 캡쳐해놔서 출처가 어딘지조차 까먹은 그런 용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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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이다. 응 또 하루가 바뀌었구나, 란 기분이다.
코로나 시대를 산다는 것에 대한 간략한 소회. 지난 해 연말부터 계속 사회적 거리두기 2.5+알파 라는 뭐 셋까지 센다, 하나둘, 둘 반, 둘 반의 반의 반,,, 같은 애들 장난 같은 지침이 계속해서 지속되고 있다. 코미디처럼 어떤 것은 불법이고 어떻게 하면 교묘하게 피해갈 수 있는 공정하지 못한 기준 속에 운동이며 문화생활은 커녕 일상생활의 소소한 즐거움도 모두 포기한 채 집에 틀어박힌지 몇 달이 되어간다. 덕분에 재택근무는 꿀이긴 했읍니다만,,,
왜 이런 와중에도 사람들은 정동진을 막으니 그 옆동네나, 가까운 한강, 혹은 아주 먼 여수 등으로 해돋이를 보러가는지, 꼭 다같이 모여서 당장 천국가고 싶어 안달들인지, 나 같은 집순이는 절대 이해할 수 없지만. 덕분에 난 올해도 수영, 헬스, 요가 등 실내 운동은 커녕 카페가서 디저트 먹으며 한숨 돌리는 소소한 즐거움에 대한 기대도 버린 지 이미 오래다. 그래 이런 게 단체생활이지... 원래 PT체조도 마지막 구호는 안 세는 건데 꼭 세는 놈들 있잖아.
코로나 때문에 아무것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작년보다는 내적이든 외적이든 뭔가 성장을 좀 해야할텐데. 문득 새해 첫날 퇴근 후 엄마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이 직급이 어울리는가? 그냥 나이 맞춰 그 직급을 단 것 같은 기분인데? 난 직무 전문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가?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인가? 왕관(까지야...)의 무게를 버텨내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 등등 여러모로 나의 불안정한 사회생활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워낙에 내 부모님은 나에게 아무런 간섭도 큰 잔소리도 하지 않고 그저 무한한 응원만 해주는 분들이라 금새 고민의 무게는 덜어졌지만.
정말 겨우 목숨만 부지하고 있었는데 나이가 어느 새 사회 보편적으로 어른이라 생각되는 나이에 이르러 버렸다. 몇 년만 더 있으면 나라에서 규정한 청년의 범주(만 19세 이상 34세 이하)에서도 벗어난다. 그렇게 생각하니 좀 충격이다. 난 인간관계가 좁디 좁고 끼리끼리는 사이언스인지라, 내 또래 지인 중엔 결혼한 사람이 몇 안 되기는 하다만. 종종 즐겨보던 유튜버들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하면 약간 충격이다.(왜?) 근데 난 집도(독립할 생각따위 없지만) 차도(운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결혼도(이건 절대 안 할 거지만) 그 무엇도 손에 쥐지 못했네. 무소유 그 자체인 나의 삼십대여,,, 뭐 이런 삶이 있으면 저런 삶도 있는 거지. 이젠 남과 비교하며 내 자신을 깎아내리는 일도 에너지가 없어서 못한다. 퇴근 후엔 그냥 침대에 누워 엔시티나 보자^^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