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11. 21:35ㆍ뜨거운음악
언니네 이발관 3집 꿈의 팝송 (2002) 수록곡
작사 이석원
작곡 이석원, 이능룡
아주 먼 곳으로 갔지 거기에 숨어 있어
볼 수 있나요 찾을 수 있나요
혼자서 외로운 섬에 서 있어요
다시 돌아가야 했지 피할 수 없어 모두
아쉽고 괴로운 일이 너무 많아
두려워 하는 건 반드시 찾아와
이제야 모든 걸 알겠냐고 묻곤 하지
잘 봐 이 따위 애를 당신 앞에 서 있는 걸
날 봐 이 따위 애를 당신 앞에 서 있는 걸
이젠 물을 주렴 나무에 너의 꽃에
거기에 내버려져 늘 같은 소리로 묻고 있어
나를 잊었나요 당신 앞에 서 있는 걸
어두워진 거리에서 자신에 물어보네
할 수 있나요 이길 수 있나요
여전히 외로운 섬에 서 있나요
그것이 얼마나 아픈 일인지 알고 있니
너무 늦었나요 당신 앞에 서 있는 걸
나를 잊었나요 당신 앞에 서 있는 걸
*
사진은 내가 찍은, 올해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서 언니네 이발관의 공연 장면(이지만 도대체 무대는 어디에...). 저때 저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해는 어느 순간 저물었고, 하늘은 청명한 파란색이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보랏빛의 조명이 환하게 비추고. 차가운 산 속 그 공기와 언니네 이발관의 노래, 그리고 음악에 몸을 맡긴 관객들.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마지막 곡... 이었나 사실 기억이 잘 안나지만, 여튼 그들이 부른 <나를 잊었나요?>를 어떻게 잊을 수 있나요?
사실, 지산에 다녀와서 듣는 음악들이 참 많이 바뀌었다. 요즘은 밴드 음악들을 거의 듣고 있다. 예전엔 주구장창 댄스, R&B, 소울만 드립다 들어제꼈는데!? 이젠 정엽도 빠잉. 하지만 태양은 여전히 내 고막의 순결을 뺏ㅋ넹ㅋ
언니네 이발관이 어떤 밴드고, 어떤 음악을 하는지 사실 큰 관심이 없었다. 델리스파이스를 좋아하긴 했지만, 굳이 들어보려고 하지 않았는데. 역시 라이브의 힘은 컸나? 오, 이젠 너무 좋다. 그 목소리와 그 음악이, 그 뭔가 몽환적이면서 음울한 사운드가. 내가 나이를 먹는건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요즘 질리지 않고 들을 수 있는 음악들을 많이 알게 되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