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모차르트! 2012

2012. 7. 19. 03:59마음에남아






리뷰는 언제나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세요*^^*! (((((((((((((((나))))))))))))))

  올해 공연은 모두가 인정하는 날림극이므로 도저히 좋은 말은 쓸 수가 없다. 하지만 예의상 하나 던지고 시작하련다. 진짜 이번 배우들 프로필 사진만은 잘 뽑은 듯^^! 분장하지 않고 패션화보처럼 찍은 게 더 괜찮다. 올해는 무대는 하나도 신경 안 쓰고 이미지 작업에만 온 힘을 쏟은 듯^^!
   칭찬은 여기까지 하고. 일단 작년에 처음 봤을 때부터 극의 구성이나 연출이 내 취향이 아니었다. 스토리텔링이나 연출이 별로지만 넘버가 좋아서 보는 극이었는데, 올해는 오케스트라부터 관크가 매우 심각하다. 이럴꺼면 OST 듣지 왜 내가 돈 십만 원씩 들여서 여기 앉아있는건가! 1막에서는 오케스트라에 묻혀서 은촤의 대사나 노래가 들리지 않는 순간도 있었다. 오마이갓 이런 일이? 은촤가? 천하의 은촤 성대를 이렇게 발라버리나? 그리고 가사는 왜 또 바꿨데... '내 운명 피하고 싶어' 가사 좀 그만 바꾸라고오! 갈수록 더 어색해지는듯. <엘리자벳>도 발번역 돋았는데, 이건 더 심하면 심했지...
  스토리에 구멍이 많기도 많지만 (구멍은 <엘리자벳>도 많은 편이었으나, 전개나 호흡, 장면의 구성이 내겐 너무 좋았다. 한 장면 한 장면 몰입도가 높게 연출되었고. 암튼 엘리 앓이는 여기서 그만ㅠㅠ) 그냥 흐름 자체가 너무 지루하다. 장면 장면 호흡이 짧은데도 무척 지루하다. 또한 장면 간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다. 인물의 상황과 그에 따른 감정의 변화와 깊이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달까. 관객들이 충분히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지 않는 구성이라고 느껴진다. 솔직히 장면들이 쓸데없는 내용들도 아니고, 볼프강이 왜 이렇게 파국을 맞게 되었나 설명하는 것인데도 그 하나 하나가 전혀 임팩트가 살지를 않는달까. 연출의 문제인듯. 거기다 무대극이면서도 왜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고 다 독백만 주구장창 해대고 있는 건지... 아버지가 모차르트에게 편지를 쓰는 장면이나 어머니가 죽는 장면 등 사건과 내용을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보여주지 않고, 그저 넘버 하나로 상황을 '설명'하는 장면들이 많아서 별로였다. 그래서인지 특징적인 몇 개의 넘버들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기억에 잘 남지 않는다. 심지어 모차르트 솔로로 한참 부르고 있는데 졸 뻔ㅋ 자체 관크ㅋ 지송여 2열에 쳐앉아서... 부디 날 못 봤기를ㅠㅠㅋ 
   그 외에도 무대 미술, 의상, 조명, 안무... 뭐 하나 내 취향인 게 없었다. 특히 앙상블. 사실 작년 공연이 거의 잘 기억이 안 나서 어떤 디테일한 비교는 할 수가 없다. 다만 같은 유럽 뮤지컬 <엘리자벳>과 나도 모르게 비교를 해가면서, 대극장 공연에서 앙상블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금 느낄 뿐이었다. 작년 세종문화회관에 올라왔었던 <피맛골 연가>만 하더라도, 2막 내용은 시망이더라도 앙상블만은 짜장이었는데! 이 큰 극장을 꽉 채우는 좋은 팀이었는데... 이번 <모차르트!>는 그냥 이도 저도 아닌 듯. 특색없는 안무에 의상들(의상 진짜 다 싸구려 느낌. 언제나 누누이 말하지만 놀이동산 페스티벌 복장같은. 특히나 베버가족... 콘스탄체 머리 가발 진짜... 못 견디겠음ㅜㅜ)까지 더해졌으니. 이런 대극장에서 앙상블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다니... 앙상블들의 역량도 높지는 않은 것 같고.
  덧붙여, 그 당시 시대상도 보여주고 말하고 싶은 게 많은 건 알겠는데... 파리에서 시민혁명 일어났다고 우리도 자유를 찾자는 둥 갑자기 노래하는 부분은 뜬금포로 느껴졌다. 별다른 무대의 전환도 없고, 어느 씬에 어떤 옷을 입었는지조차 별 구분이 안 되는 옷을 입고 나와서는 귀족이 되었다가, 시민이 되었다가. 그냥 내가 집중을 못 했기 때문인가? 아무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말 연출이 문제다.
  덕분에 두 번째 관람할 때는 정말 괴로웠다. 그냥 집에서 OST나 들을껄 왜 굳이 기어 나와가지고오! 이렇게 내 취향이 아닌 극이라니. 내가 이상한 건가? 내가 보는 눈이 없는 건가? 스스로 자학도 엄청 하면서 봤다. 사실 조목조목 따지고 보면 내가 정말 핥고도 남을만 한 설정이다. 한 인물의 삶에 집중하고 있고, 그 인물이 왜 이런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었나! 하는 굉장히 어두운, 인간의 내면을 건드리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걸 이렇게 밖에 표현하지 못하다니. 인물 하나에 온전히 집중해서 매끄럽게 보여주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정말 <엘리자벳>은 굉장히 잘 만든 극이었다. <모차르트!> 보면서 엘리 앓이 하는 나란 여자ㅠㅠ. 마지막으로 말하지만 이건 다 연출의 문제다. 물론 주인공 모차르트의 역량 역시 너무나 중요하고. 은촤는 요즘 너무 지쳐있는 것 같다. 새로운 분위기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일단은 그냥 좀 쉬는 시간을 갖는 게 어떨까 싶다. 은태 배우 아끼는 팬으로서 드는 생각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