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918~20 : OSAKA 03

2013. 10. 9. 20:48그순간들



마지막날 아침이라니.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고베든 어디든 가려고 했지만, 현금이 없어서 FAIL. 지난 밤 쇼핑센터를 돌면서 이것저것 생각 없이 사다보니 현금이 부족했다. 지하철 요금이나 기타 등등은 카드로 안 되는 거 같아서 결국... 숙소였던 난바 옆에 역(이름 벌써 까먹음;;)에서 갈 수 있는 곳을 뒤지다가 오사카 성이 가장 가깝기에 가기로 결정. 돌아가는 비행기는 저녁이었으므로 낮은 또 실컷 잉여댈 계획이었다. 하지만 돈이 없어서 FAIL.... 

아무튼, 난 수중에 있는 돈 중에 약 400엔 정도만 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왕복 지하철비로는 턱 없이 부족한 상황. 거기다 일본 지하철은 노선마다 환승도 안 되고 다 새로 구간별로 표를 사야하는 것 같아서...(이런 것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갔다. 아니,,, 알아 볼 시간조차 없었,,,어... 만약 환승이 되는 거였다면 더 눈물)결국 힘들 때 지하철을 타기로 결심하고 (이때는 호텔 체크아웃 후, 나중에 공항 갈 때를 대비해 난바 역 코인락커에 가방을 맡기려던 차였다. 근데 또 코인락커가 300엔이나 하네? 내 눈에서 흐르는 게 눈물인지 땀인지;; 거기다 잔돈이 없어서 200엔 짜리 표를 하나 샀다. 여기서부터 지옥이 시작되는 줄 모르고...) 병신같이 돈 좀 아끼겠다고 200엔 짜리 지하철 표를 비장의 무기 마냥 주머니에 꽂고, 다른 노선까지 지도를 보며 열심히 걸어재꼈다. (다행인지 뭔지, 일본 지하철은 그냥 일직선대로 걸으면 역이 나오더라... 우리나라도 그런가?; 그래서 헤맬 일은 없어 다행이었다.) 암튼 어영부영 갈아타는 다른 노선까지 걸었는데... 지하철 표에 난바 출발-> 이라고 적혀 있어서, 그 역에서는 쓸 수가 없었다! 심지어 환불도 안ㅋ돼ㅋ 시발...(진짜 욕이 나오는 나의 무지함...OTL) 결국 이날 나는 난바역에서 오사카성이 있는 아직도 이름 모를 어쩌고 저쩌고 역까지 왕복해서 걸었다. 물론 오사카 성은 들어가보지 않음ㅋ 그냥 밖에서 보고, 근처 벤치에서 유유자적 낮잠도 좀 자고 멍 때리다가 쉬엄 쉬엄 걸어왔다. 오히려 마음을 비우니, 돌아오는 길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 풍경 구경도 하고... 광합성도 좀 하고.



사랑하는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