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030 : 몰아쓰는 감상문

2018. 10. 30. 19:40숨죽인마음

0. 그 동안 신변에 (나름)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블로그에 쓸라면 쓸 수 있는 시간은 충분했지만, 요즘 인생 최고 노잼시기에 무기력증이 엄청나게 겹쳐와서 손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침대에서 벗어나는 일 조차도 내게 너무 힘든 일인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사고는 나름 많았네.) 원래 뽕에 막 차올랐을 때는 '따로 정성스레 감상문을 적어야지' 했지만, 그야말로 냄비처럼 식어버린 나의 열정 앞에 그 의욕은 삼일을 채 가지 못했다. 아무튼 그간 적지 못한 나의 근황을 간략하게나마 시간순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1. 이별1

드디어! 3년이 조금 안 되는 시간이 이렇게 허무하고 의미없이 정리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인생은 역시 드라마를 능가한다. 물론 한번의 이별이 있었지만, 정말 완벽한 이별을 했다. 감정이 줄줄 흐르고 눈물을 질질 짜는 그런 마지막의 마지막은 아니었다, 다행히도. 첫이별 후엔 그 새끼를 원망하면서도 한편으론 내 탓도 하며 스스로를 검열하고 가스라이팅했다. 하지만 재결합 후 결국 너무나 명백하게 내 뒷통수를 쳐준 그 새끼덕분에 마지막은 정말 깔끔하게 감정정리할 수 있었다. 이젠 예전에 느꼈던 연민? 동정? 아쉬움? 애달픔? 다 좆까라 그래! 오직 분노와 짜증만 남았다. 지난 사진들을 완전히 삭제하면서 얼굴만 봐도 짜증이 치밀어 오름과 동시에 그래도 한편으로는 그 새끼가 부랄딸랑거린 덕분에 내 젊은 날 저런 곳도 갔고 이런 추억도 쌓았구나,,, 이런 경험치를 누적시켜준 그 개새끼에게 조금의 동정을 보내며... 남은 인생 영원히 조져버렸으면!^^ (첫이별 후 아련함이 남았을 땐 그래도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하길 웅앵웅 초키포키 거렸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존나 의미없다) 더불어 주변에서 장기간 연애 후 뒷통수 맞거나 존나 허무하게 헤어진 지인들과 이야기하며 나눈 결과는 : 남자 좆까ㅗ 비혼비출산비연애! 존나 나와 내 피를 나눈 가족, 그리고 맘맞는 죽마고우들과 영원히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거야~ 이미 그러고 있고~



3. H.O.T. 콘서트

콘서트 다녀와서 한껏 뽕에 차올라서 자세하게 내가 그들과 얼마나 추억이 있고, 이번 콘서트 어땠고 저쨌고 쓰고 싶었으나, 지금은 기력이 다하였다. 다녀와서 너무 좋았고, 오랜만에 추억에 잠길 수 있어서 행복했다. 특히나 마흔줄이 다 되어서도 예전만큼 기량을 보여줘서 고마웠다. 다들 정말 힘들었을텐데 고생많았다, 고맙다. 간략하게 적자면, H.O.T.가 얼마나 대단한, 진짜배기 아이돌인지 다시 느꼈다. 트레이닝따위 없던 시절에 뿅하고 나타나서 지금 들어도 개띵곡들 만들고 춤추고 부르다니! 심지어 그 노래들이 주는 사회적 메시지가 여전히 통한다는 사실이 슬프고 절망적이지만. 없다! 없다! 외치며, 내가 세상의 미래다!라고 보란듯이 다른 어른이 될테야!했지만, 이젠 다들 그저 그런 어른이 되어버린 사실도 슬프기 짝이 없었다.

아무튼 강타는 정말 미모도 미쳤고, 성대가 여전하기는 커녕 더 업그레이드되었더라. 뮤지컬까지 겸하느라 창법도 더 발전해서 '열맞춰' Rock 버전에서는 정말 빛이났다.(낮에 뮤지컬하고 온 사람 맞냐고? 성대 기계인듯?ㅠㅠ) 심지어 최애 솔로곡 중 하나를 또 불러주다니,,, 이분 팬잘알ㅠㅠ 본투비 아이돌~~!!! 문희준은 솔까 개인 문희준은 (솔콘과 결혼 등 골수팬들이 등돌린 이슈도 많고) 싫지만, 에쵸티 리더 문희준은 여전히 여전해서 좋았다. 이제 몸이 마음만큼 안 따라주는 모습이 슬펐지만,,, 그래도 이제와 보니 정말 이 사람 노래, 랩이면 노래, 랩, 춤이면 춤, 작곡이면 작곡 참 다재다능한 사람이구나 새삼 느낌. 진짜 온갖 재능 다 갖다 몰빵해서 너무 빨리 몰락해버린 인간인가,,, 싶기도 하고. (물론 다른 약쟁이나 성범죄자 등에 비하면 아무런 일도 없는 클린한 사람이지만ㅋㅋㅋㅋㅋ) 장우혁도 현존 가장 보존(?)이 잘 되어 있는 멤버 중 하나인데, 분홍머리 미쳤냐고,,,! 거기다 몸도 제일 역시 날쎈데, 현역 시절보다 입도 많이 풀렸는지 첫날에는 쿨워터 소리 또 해서 갑분싸...(어빠 그런건 그냥 팬들끼리 음지에서 우리끼리 말하고 놀 때 좋은거거든여?;;; 본체가 알아버리는 별로거든여?;;; 하하버스 몰라여?;;; 본인은 본인이 존잘인거 몰라야 존잼이라구여~~!!!!!;;;;;) 해버렸지만, 막콘에서는 그런 소리 안 했던 거 보니 첫날엔 모두가 제정신이 아니었던걸로^^; 그냥 허구속의 팬들을 향해 대본대로 기계적으로 떠들었던걸로^^; 솔까 솔로무대 곡 초이스는 나에게는 걍 그랬지만 (에쵸티에서 더 나아가 발전하고 있는, 여전히 살아있는 현재진행형 아티스트 장우혁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그럴거면 토니처럼 아예 새곡이나...) 그래도 '환희'로 죽여줬으니까 됐읍니다,,, 거기다 장뿌엥~~~~~ㅠㅠㅠ,,, 살면서 저렇게 우는 장우혁 볼 줄 누가 알았냐~~~~ㅠㅠㅠㅠㅠㅠㅠ 어빠 까고 싶은 건 아니고 그냥,,, 두올다이 이런거 해주길 바랐는데 안 해줘서 살짝 앙탈 부려봤어여ㅠㅠ 어빠들 하고싶은거 다 해!!ㅠㅠ 토니는, 한때는 안승호라고 부르는게 더 익숙했는데 이젠 토니,,,가 더 익숙하고요ㅠㅠㅋㅋㅋㅋㅋ 암튼 그래도 다섯명 중 씹덕 외엔 가수로서 별 재주가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역시 에쵸티는 에쵸티였다... 외국어랩b 심지어 가창력도 더 늘은거 같아;;; 솔까 센스는 좋은데 본인이 가진 능력이 그만치 못따라줘서 좀 아쉬운 아픈 손가락ㅋㅋㅋ이었는데 핫나잇~~~ 안죽었고요?? 사업도 잘하시고, 여전히 귀여우시고, 아무 문제없이 다들 잘 늙어주고 있어서 감사합니다S2 이재원은 사실 진짜 에쵸티때는 샤이가이에서 5집때는 막내온탑 카리스마 절정 찍다가 확 꼬꾸라져버려서 안타깝기도 하고, 가장 기대가 안 됐는데, 그래도 역시 에쵸티는 에쵸티다222 제일 팬들과 비슷한 포지션에서 감격을 많이 하고 가신거 같아서 보기 좋았고요?ㅜㅜ,,, 그러나 어릴적 유갓건~ 부르다가 이젠 DJ 하는 그의 음악적 행보는 저에겐 아직 낯선 것,,,

콘서트 진행관해서는 할말이 많지만 이젠 뭐 과거고... 내년에 또 콘서트를 해준다면 너무너무너무 고마울듯. 그때는 꼭 올콘! 이번에는 애경사가 겹쳐서 올콘하진 못했지만, 희극과 비극이 공존했던 나의 시월,,, 정말이지 #고미사영#foreverH.O.T. 저작권 관련해서 ㄱㄱㅇ이 존나 비열하게 구는 거 같던데, 뭐 H.O.T.든 뭐든 이름이 중요하랴. 다섯이 다시 했다는 것에, 그 무대가 변함없었다는 것이 고마울 뿐이다.


4. 뮤지컬 매디슨카운티의 다리

강타뽕에 취해서 부리나케 예매해서 막공이 오기 전에 봤다. 솔직히 이런 잔잔한(?) 로맨스물은 내 취향이 아닌데, 순전히 그냥 빠심에 차올라 봤더니 나쁘지 않았다. 내로남불,,,ㅎ 뮤덕 짬 좀 찼지만, 역시 내 어빠의 키스씬과 침대씬은 조금 두려운 것,,,ㅎ 행여 관크할까 친구 손 꼭 붙잡고 내적비명 지르며 보았다. 중간중간 노출씬도 감사했고요,,, 그나저나 어빠 허리,,, 아무튼 가수 강타때의 반짝반짝 화려함과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뮤배(라고 부르기엔 아직 어색하지만) 강타, 랭버트의 모습 또한 나쁘지 않았다. 시대 배경도 옛날이고 그래서 오히려 덜 어색하게 볼 수 있었던 듯. 나중에 차프란과 듀엣할 때는 살~짝 힘이 부치기도 했지만 뭐 워낙 차프란이 짱짱하시니ㅠ 랭버트 미성이 너무 좋아서 극 내내 행복했습니다,,,

암튼 프란체스카가 끝까지 다시 로버트를 안 찾아서 다행이었다. 로버트는 너무 불쌍하지만, 어떻게 단 한번의 짧은 사랑의 추억을 가지고 평생을 버틸 수 있는지도... 좀 나로서는 이해불가였지만, 그게 또 아름다운 지점일테니까! 역시 이런 로맨스극은 나랑 안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