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5 : 내 인생의 봄날은

2020. 5. 15. 18:37숨죽인마음

0. 상반기부터 나름 진지하게 준비했던 프로젝트가 끝났다. 그말인 즉슨, 또 다른 새시작을 의미한다. 까놓고 말해서 이 프로젝트는 실패해버렸다. 준비하면서는 사실 이런 결말을 예상하진 않았다. 팀워크가 정말 좋았고 마지막까지 자기뽕에 크게 취해버렸기 때문이다. 번지르르한 다른 면들에 취해 위험요소들을 충분히 고려하고 또 고려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패착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작년, 재작년 프로젝트들을 생각해보면 올해 유독 참가자 수준과 심사기준이 올라갔나? 싶기도 하고... 뭐, 뭐든 운이 따라야하는 것 같다. 이번은 그 운이 우릴 향하지 않았던 것으로. 

1. 생각지도 못했던 플랜B를 가동해야할 시점이 왔다. 앞으로의 인생 또한 여태껏처럼 어떻게든 꾸려나가지겠지만, 당장 좀 막막해지는 건 어쩔 수 없네. 어찌됐든 지금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길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나중엔 웃으며 말할 수 있는 때가 오겠지. 돈방석을 향한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이니, 다시 추진력을 얻어보자!!!

2. 예전에는 뭐가 될 것 같으면 강한 확신과 안정감이 들었었다. 아닌 경우엔 강한 불안감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1도 불안감이 없었기 때문에 이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생각 이상으로 씁쓸하다. 온전히 나만의 책임이나 나만의 실패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내가 중간자로서 끌고가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자책감과 함께 우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네. 

3. 더 이상 나이 이야기를 하고 싶진 않지만, 삼십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일이 도통 풀리질 않으니 미칠 노릇이다. 대기만성형까진 바라지도 않고, 딱 보통정도로만 살고 싶은데... 직업운은 지지리도 없는건지, 부모님 말씀대로 내가 복을 걷어차고 나가는 억센 성격이라 그런지? 이젠 좀 안정적으로 착착 계단을 밟아올라가고 싶은데 말이지. 인생 멀리 보자고 친구들에겐 말하지만, 정작 나는 60까지도 살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냥 어서 빨리 한탕하고ㅋㅋㅋ 좋을 때 박수치며 떠나고 싶다. 그런데 그냥 떠나게 생겼다. 사실 이젠 박수에 대한 미련도 없긴 하다만...

4. 살아보니 인생에서 만족감을 주는 요소는 다른 무엇보다도 커리어적인 성취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더라. 그래서 이제는 정말 연애고 여행이고 나발이고 일 뿐이다!!!란 마인드였다. 미친듯이 일할 때가 가장 마음 편했다. 일이 나름 평탄하게 굴러갈 땐 신변잡기들에 눈도 돌려보고 삶에 무료함도 느껴보는 등 아주 배부른 소리를 했는데, 다시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일 외의 모든 것들이 급속도로 귀찮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주변사람들에게 잘 해야지. 아니 그냥 평소대로만이라도 하자.

5. 최근 요가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최근 내게 일어난 일 중 가장 괄목할 만한 일이 이것뿐이다. 이젠 괴로운 일이 생겼다고 술을 마시며 풀고 싶진 않다. 코로나때문에 헬스나 수영도 못하는 판국이라 잔뜩 스트레스가 올라있었는데, 그나마 요가라도 할 수 있어 참으로 다행이다. 심신을 다스려보자. 

6. 위기는 기회로!!! 아자아자!!!

7. 오마이걸이 요즘 내 원픽이다. 오마이걸 그 동안 왜 몰랐지...? 효정, 지호가 제일 내 취향. 특히 이번 타이틀곡은 정말 기분좋게 업시켜줘서 매일 출퇴근길에 잘 듣고 있다. 에이프릴도 라라리라라가 좋아서 종종 듣는데, 뭔가 꽂히는 메인보컬이 없는 것 같은? 음색의 다양성이 부족해 좀 아쉽다. 아스트로는 항상 약간씩 아쉽다. 차은우&문빈이 NCT였으면 진짜 펄펄 날았을텐데. 근데 뭐 다 쌉소리고... 여전히 괴로울 땐 아이돌만한 게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