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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 6. 03:46ㆍ숨죽인마음
같이 일하는 언니를 보면서 세상은 좁고, 다양한 사람은 많다라는 걸 새삼 느낀다. 내게는 멀게만 느껴졌던, 다른 세상의 사람이 그녀와 친구라니! 난 사실 그 사람에게 큰 관심은 없었지만, 언니의 말을 통해 조금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나로 인해 그 언니가 그를 다시 떠올리고, 추억하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 걘 그런 애야, 걘 이런 애였지, 그게 천성인 것 같아 기타 등등. 하지만 내게는 여전히 먼 세상 이야기. 사실 나와 관련된 사람이나 일이 아니면 전혀 관심 없는 내게는, 그녀의 친구라 해도, 응 그렇구나 정도. 어릴 때 같았으면 득달같이 달려들었을지도 모르는데. 이제 스물셋, 아니 몇 개월 후면 스물 넷입니다. 아! 젠장.
I Need A Boy 희망사항이라고도 하지. 사실 여름에 사랑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게 여름은 너무 순식간에 지나갔다. 이제 긴 겨울이 다가오겠지. 사실 난 겨울이 더 좋기도 해. 하지만, 겨울이 되면 안 좋은 추억들이 방울방울.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서울 대공원에 가고 싶다. 그냥 조용히 걸으면서 얘기를 나누고, 동물도 가끔 구경하고 싶다. 함께 손을 잡고 청계천에 갔으면 좋겠다. 난 밤의 청계천이 좋다. 하수구 냄새가 난다 어쩐다 하지만, 그래도 난 물이 좋다. 물가에만 가면 언제나 추억에 잠긴다. 잠길 추억도 없으면서. 고향이 바닷가도 아닌데 왜 이러지 싶다. 그리고 다른 연인들처럼, 진한 키스를 하고 싶다. 언제나 어둡고, 남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만 해야한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지금도 청계천에서 키스하는 연인들을 보면 등짝을 차버리고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반짝반짝 빛나는 물가에 앉아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번쯤. 정말 더 달콤한 키스가 되겠지. 정말 싫은 날이었는데, 그날 중, 정말 좋았던 한 순간이 있다는 게 참 신기해. 내게 키스는 참 달콤했다. 다른 추억은 생각도 안 날만큼 이젠 별로 중요한 존재가 아니게 되어버렸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