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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 8. 18:56숨죽인마음


  앞에 쓴 글이 너무 길어 따로 포스팅. 갑자기 쓸 말이 생각났다. 난 몹시 H.O.T. 팬(이라 쓰고 -'점'하나에 민감한-빠라고 읽는다)였는데, 어느새 이젠 내게 그들은 잊혀진 존재가 되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그 어린 나이의 내가 좋아했던 건 그들의 '이미지' 뿐이였다. 그래서 각자 솔로로 나와 예능에서 활약하는 모습엔 크게 실망했었다. 내가 좋아했던 건 전사 이미지의, 'High-five Of Teenager'였지, 김구라와 절친이 되고 토사장님이 된 그들은 아니었다. 난 이런 무심하고 차가운 대중이었다. 거기다 그 빈 자리를 약삭빠른 SM은 동방신기로 잘 채워주었으니까. 여튼 결론은 동방신기 역시 아주 보기 좋게 H.O.T. 꼴이 나버렸고, 나는 이미 그 전에 또 다시 차가운 대중이 되어버린지 오래였다. 아니, 그 보다 조금 더 나이를 먹어서 뭐든지 무덤덤해졌다고 할 수 있겠지. 지금은 아이돌에 행복해지지 않는 이십대 여성일 뿐이다.
  사족이 길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무릎팍 도사에 나온 토니 안의 이야기에 대해서다. 무려 4년이나 항우울제를 복용했다니. 난 그의 지인도, 오랜 의리있는 팬도 아니었기에 당연히 몰랐던 내용이다. 하지만 왠지 그 얘기를 덤덤하게 고백하는 그를 보고 있자니, 내가 다 미안해졌다. 굳이 나를 비롯한 수많은 예전 소위 '클럽 에쵸티'들의 외면때문만은 아니었겠지만. 오히려 그 팬들이 만들어준 영광과 후광덕분에 그런 외로운 삶을 얻었을 수도 있겠지 뭐 이런저런 여러가지 생각들이. 어쨌거나 인간은 누구나 태생적으로 외로움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니 그걸 인정하고 너무 울지도, 그렇다고 너무 밝은척 애써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않았으면 한다. 그럼 어쩌란거야? 하겠지만, 그건 뭐 융통성있게, 스무스하게. 외로울땐 친구와 함께하고, 그 마저도 별로일땐 외로움도 즐겨가며. (배부른 소리겠지만.) 여하튼, 그 이야기를 담담한 어조로 고백하는 토니안의 모습에 무슨 글이든 남기고 싶었다.
  더불어, 볼 턱은 없겠지만. 이선준 유생에게도 한마디. 그역시 결국 이런 절차를 밟을 것 같기도 한데, 부디 너무 외로워 말길. 그래도 생각보다 선전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성균관 스캔들>은 재미있고, 그의 연기도 눈에 튈만큼 발연기도 아니고. (대사 어조 자체가 딱딱해서 아직 크게 티가 안나는 것같지만. 부분부분 국어책을 술술 읽는게 발견되서 철렁철렁) 하지만 JYJ는 아무리 생각해도. 아무리 생각해도.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