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빚진 기분으로 시작합니다.
2012년 고기맘대로어워즈.

올해의 책 _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2012년도 역시 별로 읽은 책이 없다. 한국소설 몇 권과 이것.
영화도 보고 싶었으나, 소설책만 읽고 그쳤다.
이것으로 충분할 것 같았다.
마르케스의 소설은 <백년 동안의 고독>도 무척 좋아하는 편.
(이미지는 동명의 영화 이미지를 사용)

올해의 노래 _ Born To Die, Lana Del Rey 1집
역시나 계속해서 듣던 노래만 들었다. 내 플레이리스트에
몇 안되게 새로 추가된 노래 중 처음부터 날 사로잡은 앨범.
만들어진 힙스터퀸이니 뭐니, 말이 많은 것 같지만.
그건 나랑은 먼 나라 이야기. 음울하고 퇴폐적인 분위기가 좋다.
그 외엔 빈지노, Florence And The Machine, 생각의여름, 십센치 노래를 많이 들었다.
케이윌의 '나가면 고생이야'도.(웃음)

올해의 영화 _ 케빈에 대하여 _ 감독 린 램지, 틸다 스윈튼, 이즈라 밀러
강렬한 이미지와 상식을 넘어서는 캐릭터에 대한 깊이있는 묘사,
그로인한 충분한 공감과 떨칠 수 없는 공포.
올해도 좋은 영화가 많았다.
멜랑콜리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미드나잇인파리/ 범죄와의전쟁/ 건축학개론
자전거 탄 소년/ 다른 나라에서/ 두 개의 문/ 범죄소년/ 007스카이폴/ 아무르

올해의 드라마 _ MBC 골든타임 _ 연출 권석장·이윤정, 극본 최희라
2012년 동안 유일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본 드라마.
작가와의 뒷얘기가 없었다면 정말 좋았을, 완벽했던 드라마였다.
하지만 덕분에 시즌2에 대한 미련은 완전히 접을 수 있었다. 좋은건가?
아무튼, 병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가 아닌, 정말 의사들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리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준다.

올해의 뮤지컬 _ 엘리자벳
처음 봤던 날의 그 소름과 떨림을 잊을 수가 없다.
정말 오랜만에 '진짜'가 나타났다는 느낌이었다.
물론 그것은 다신 없을 드림 캐스팅에 의한 것이었지만.
아무튼, 완벽히 내 취향의 적당히 어둡고 화려하며
블랙 코미디가 간간히 섞인 아주 괜찮은 극이었다.
사실상 올해는 공연도 많이 못 봤다.
그 외엔 <맨 오브 라만차>, <라카지> 정도.

올해의 연극 _ M.Butterfly
오랜만에 무척 몰입해서, 가슴 아파하며 본 연극.
재연 한 번만 더 해주면 좋을 것 같다. 초연 캐스트로.
김다현이 아름답기만 한 배우가 아니란 걸 알게해준 연극.

올해의 만화 _ 신과 함께, 주호민
천재다! 진짜 이야기꾼. 그외엔 네온비의 <결혼해도 똑같네>
뒤늦게 <이말년 시리즈>의 재미를 맛보고 있었는데,
너무 안타깝게(?) 막을 내려 아쉽다. 그러나 그의 마음이
어떨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나도 어서 그냥 사라져 버리고 싶으니까.
올해의 뮤직비디오 _ 없음
뭐, 제대로 본 것도 없고 마음 속에 깊이 남을 작품도 없었다.

올해의 배우 _ 틸다 스윈튼
내가 그녀의 아름다움을 알게 된 건
올해 초에 본 영화 <아이 엠 러브>에서 였다.
그리고 곧이어 <케빈에 대하여>까지.
이토록 아름다운, 마치 성별을 초월한 듯한
매력을 가진 배우가 있었다니! 그동안은 왜 몰랐는지.
아무튼 <설국열차>까지 무척 기대된다.
그 외엔 서영주, 이성민.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눈 여겨 보았던
불안한 눈빛의 마루어빠가(ㅋ) <범죄소년>에서 그야말로
하나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굵직하게 자라줘서 고마웠다.
이성민 역시 앞으로도 좋은 연기 계속 보여주시길.

올해의 코미디언 _ 정경미
아줌마 분장하고 나올 때 제일 좋았다.
요즘엔 결혼 준비로 바쁜지, 아줌마 연기를 안 해서 아쉽다.
덕분에 요근래엔 안부선, 김털복숭이씨를 눈여겨 보고 있음.
모두가 그렇겠지만?

올해의 TV프로그램 _ SNL 코리아 시즌2
시즌1을 할 때까지만 해도 이건 뭐야... 우리나라에서 미국식 유머가 먹힐까?
싶었는데, 확실히 자리를 잡고 인기를 얻는 캐릭터가 생기면서
안정되어 SNL코리아 만의 색깔을 찾게 된 것 같다.
정치풍자도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 강해서 좋았다.
(물론 이건 정말 우리나라 정치판이 코미디란 점도 한몫^^)
특히 양동근, 박재범 호스트의 디지털 숏컷은...조, 좋은 노래였다^_b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Dick in a box','I'm on a boat' 같은 명작들이 나오는가!)

올해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_ 엘리자벳
'프롤로그'부터 '베일은 떨어지고'까지 하나 버릴 게 없는 꽉 찬 구성.
드라마 <골든 타임> part 1도 좋았다.

올해의 광고 _ 펜잘 큐
흐어어떤 아픔도~ 흐어어떤 슬픔도~
잠깐, 여기 두통약 있으신분?! 펜잘 큐! 땡큐!
정말 자자손손 길이길이 기억될 최고의 광고임에 틀림없다.
도대체 누가 저 카피를 썼으며, 누가 감독을 했으며...
아니 그것보다 저걸 컨펌해준 종근당의 의지에 박수를^^(칭찬입니다)
제일 싫었던 광고는 삼성 갤럭시 시리즈 모두.
언젠가부터 외국인 모델들만 가득한 삼성 광고들은
내가 국수주의자는 아니지만,
굉장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뭔가가 있다.
그리고 배우들의 소울리스 나레이션도.

올해의 물건 _ 펜탁스 K-R
DSLR이 있어서 꽤 많은 일들을 벌일 수 있었다.
그닥 소득은 없었지만.

올해의 커플 _ 고다커플, 뮤지컬 <라카지>
라카지 역시 안 좋은 소문으로 마음이 후반에는 떠버린 뮤지컬이었지만.
그래도 고다는 틀림없이 판타지로 가득찬 힐링 커플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스토리의 구멍도 고다 케미로 메꿀 수 있었다.
아아... 사랑이야!

올해의 마이스타 _ 류정한
류님_류님... 그저 새랭햅니다.
최근 <두 도시 이야기>에서 <맨 오브 라만차>까지
점점 더 멋있어지시는 모습에 소인은 그저 <레베카> 예매나 하러 갑니다.
류님은 나이도 안 드시나봐여.
이대로 오랫동안 쭉 아름답게 호, 혼자...^_^...계셔주시길.
하지만 갑자기 이렇게 멋있어진 걸 보면,
역시나 곧 떠나실 것만 같네예. ^_ㅠ...

올해의 순간 _ 통영, 내일로
다시 한 번 통영으로 떠나고 싶다.
온전히, 혼자서.
그러고보니 2013년이 마지막 내일로가 되는구먼.
벌써부터 슬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