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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27. 03:52숨죽인마음

사실상 27일이지만, 나의 26일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1. 일하느라 (사실 일은 별거 없는데, 그 사이에 일 없는 게 또 익숙해져버려서 일 진도가 도통 안 나간다.) 오늘이 생일인 사실도 하루 종일 까먹고 있었다.

2. 진짜, 일년을 말 그대로 내 몸을 혹사시켜가며 일했는데. 요 며칠 조금 쉬었다고 몸이 거기에 적응을 해버렸다. 이제 8시를 넘기면 정말 죽을 것 같이 일 하기 싫어진다. 심지어 낮에는 잠까지 와... 겨울이라 그런가. 작년엔 항상 긴장한 상태여서 몰랐는데, 진짜 요즘 나태해진 게 느껴진다. 스스로. 각성하자!

3. 의도치 않은 생일선물로 국내 캐스트 버전 <위키드>를 보고 왔다. 와... 진짜 역시 재밌다! 생각보다 작년 내한팀만큼의 퀄리티로 나와줘서 보는 내내 완전 집중해서 봤다. 사실 요즘엔 퇴근하고 영화를 보든, 뮤지컬을 보든 뭘 하든 항상 꾸벅꾸벅 졸았는데, 이번엔 정말 신나게 봤다. 거기다 글린다와 엘파바 모두 처음 보는 배우들이었는데 어쩜 그리도 안성맞춤인지. 최고였다. 일도 다 못 마치고 부리나케 달려간터라 당일 캐스트 확인도 못한 상태였는데, (로비 안내원들이 더 조급해져서 우릴 어떻게든 극 시작 전에 앉히려고 안달이 나 있는 상태였다ㅋㅋㅋ 그게 더 웃겼음) 옥주현 엘파바가 아니라 진짜 안도함... 옥주현은 뭘해도 나랑 안 맞으니까;; 아무튼, 특히 글린다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노래도 어쩜 그리 꾀꼬리 같이 부르는지... 음색도 너무 예쁘고, 제스츄어 행동 모든 것이 정말 사랑스러운 금발 글린다였다. 엘파바보다 글린다에 빠져서 옴. 행복한 하루였다.

4. 수요일부터 휴간데... 역시나 오사카 떠나듯 급하게 정한 휴가여서 준비된게 비행기와 호텔밖에 없다... 불안해... 근데 일을 다 못 끝내서 여행 준비도 맘 놓고 못하네. 젠장! 이건 진짜 비행기 놓치면 답도 없는데;;; 후. 얼른 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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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엔 일절 연락도 없다가, 그래도 이런 날이라고 연락 해주는 사람들 보면 저 사람들은 천사인가 싶다. 정말 나처럼 지인들을 못챙기는 인간도 없을텐데... 아무튼 감사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