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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7. 30. 02:24숨죽인마음

0. 거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무의욕 상태의 극한으로. 

1. 외근이 있어서 멀리 나갈 일이 있었는데, 불과 1년 전 이맘때를 기억해보니 장족의 발전이 있었더랬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내가 만난 이들은 내 또래의 아주 초짜들이었는데, 그럼에도 어떤 '처음'이라는 설램이 살짝 녹아들어 있던 현장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내가 평소 좋아해마지 않는 이들이었고, 아무리 실제로 만나도 매사 무감각한 인간인 나일지라도 좀 기대했었는데... 어쩐지 너무나 열정 가득한 그 현장에 나만 잘못 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들의 열정이 너무 숨막혔다. 몇번이고 계속되는 테이크와 그 차이를 알고 싶지도 않은 나란 인간은... 그냥 먼 훗날 돈주고 소비자로서 만나고 싶다는 생각만 계속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가식 of 가식의 대화시간. 돌아오는 길에 계속 스캔들 이야기를 떠들어대는 통에 잘 수도 없었다. 남 이야기가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데, 이젠 그마저도 진짜 내겐 남 이야기라서 별 관심도 안 간다. 그냥 피로만 쌓인다. 정말 난 사회생활에 적합하지 않은 인간이란 것만 다시금 느꼈다.

2. 삶에 이토록 애착이 없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가고 있다. 우선 내가 꿈꿨던 이 직종에 정이 떨어졌고, 실제적으로 기력도 떨어졌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나타는 현상이라고 주변 사람들은 진단하고 있다. 오늘은 내 자신에게 너무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의욕이 없어서 심각하게 상담을 받아봐야 하나 잠시 고민했다. 이렇게까지 의욕이 없는 인간도 있나? 히키코모리 빼고.

3. 퇴사하면 억지로라도 뭔가 배우거나 취미생활을 즐겨봐야 겠다는 생각이다. 여행은 이제 좀 질렸고... 너무 혼자 걷는 시간을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가졌더니 더 우울해지고 있는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