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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8. 20. 04:42숨죽인마음

어딘가 망가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예전엔 그냥 난 병신이니까 하하하ㅏㅎ하핳 하고 웃어 넘기고 말았는데 이제는 좀 불안해진다. 정말 내 안에 어딘가가 망가졌다, 왜 잘못된 것일까. 어디서부터 어긋난 것일까. 종국에는 사랑 없이 그냥 나이가 차서, 시대에 거스를 수 없어 무난하게 한 결혼의 결과물 중 최악의 한 형태가 바로 나와 동생이 아닐까란 생각도 해봤다. 문득 퇴근길에서. 딱히 지친 날도 아니었고 별 특별한 사건도 없던 그 날. 그렇게 매 순간이 괴롭다. 부모님을 생각하면 1분 1초 불효하고 있는 기분이지만 그걸 딱히 만회할 능력도 의지도 방법도 모르겠다. 이대로 흘러가듯 살아내고 있는 사실 자체가 너무 버거워서. 어쩜 살면서 큰 굴곡도 없는 인간이었던 내가 이다지도 매일이 괴로울 수밖에 없는 걸까? 이젠 정말 모르겠다. 어디가 고장나면 이런 정신상태가 되는 건지. 원인은 분명 있는 것일까? 그렇다고 내가 폭력 가정에서 자란 것도 아니고 학창 시절 집단 따돌림을 당했던 것도 아니고 문제 학생이었던 것도 아니고... 정말이지 나도 이제 과거가 제대로 기억이 안 날 만큼 별 특징 없는 인생을 살아왔는데 지금도 여전히 왜 이모양인건지. 매일 이렇게 한숨 쉬는 나 스스로에게 짜증이 날 지경이다. 뭐가 그렇게 힘든건지. 나 스스로도 모르겠는데 누구를 설득시킬 수 있을까. 누군가 답을 알려준다면 정말 조금은 숨통이 트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