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26. 04:18ㆍ숨죽인마음
0. 마지막 작품으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어 다행이다. 아무 기대 없던 녀석이 1등까지 하고 있으니, 더할나위 없다. 진짜 이 곳으로 안 돌아와도, 충분하다.
1. 덕분에 미래에 대한 고민이 더 늘고 있다. 내 주변 사람들 모두가 내가 학생때부터 이 업계를 (지금 이 분야 일을 하게될 줄은 몰랐지만) 얼마나 갈망했는지 모두가 알기 때문에. 지난 2년 동안 내가 얼마나 피폐해져는지도 알기 때문에. 또한 애석하게도 내가 이쪽 일에 영 소질이 없는 것도 아니어서, 내 지나간 시간과 경력을 대신 아쉬워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 내가 진심으로 이 일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무엇을 꿈 꿔야할 지 모르겠다. 진심으로. 목표를 잃어서 괴롭다.
2. 최근 히든싱어가 다 너무 좋아서 옛 노래들을 찾아 듣고 있다. 이승환의 '물어본다'를 듣다가 그 다음부터 계속 나도 모르게 울었다. '부조리한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에'라는 가사가 날 때렸다. 그 이후부터는 그냥... 노래가 좋아서 울었다. 내 현실이 너무 괴롭고, 정처 없이 떠도는 것이 너무 슬퍼서. 난 무엇때문에 이렇게 꿈을 잃어버리게 된 걸까...
3. 고등학교 동창이 결혼을 한다. 친구 중에 가장 먼저 결혼하는 건데, 역시나 속도위반이 이유였다. 작년에도 친한 언니가 속도위반으로 (무려) 헤어졌던 연인과 급하게 결혼을 했더랬다. 속도위반이 아니면 결혼은 최대한 미루는 것이 미덕이며 풍토인 세상. 이렇게 세상에서 가장 축복 받을 일 중의 하나인 결혼마저 등 떠밀리듯 하는 현실이 못내 괴로웠다. 나는 뭣때문에 이렇게 세상만사에 괴로움을 느끼는가. 중2병도 아니고... 진짜 내가 싫다.
4. 빅스도 예전만큼 좋지 않다. (더 솔직하자면, 관심 없어졌다.) 연예인마저 좋아하는 게 몇개월을 못 가고 있다. 오늘도 음악중심을 보면서 나의 이 변덕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더니, 항상 매사 무심한 어머니는 또 현답을 주셨다. 지구력 부족. 그려... 나란 인간. 연예인도 끈덕지게 못 좋아하고, 드라마도 끝까지 못 보고 (요즘 제일 집중하는 건 비정상회담이 유일하다.) 몸이 아픈데도 약도 제대로 안 챙겨 먹는... 아무튼 뭐 하나에도 지구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인간인 내가, 어떤 한 존재를 좋아할 수 있을까? 아니 아마 안될거야........
5. 내가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을 얼마나 더 이뤄낼 수 있을까. 얼마나 쓸모 있는 삶을 살아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