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15. 18:33ㆍ숨죽인마음
0. 백수가 된지 3달째. 하루에도 몇 번씩 머리 속으로는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지만, 몸은 그냥 앉아 있거나 누워만 있다. 하다못해 백수가 되면 조조영화도 보고, 동네 도서관도 가서 책도 마음껏 읽고, 산책도 하고 등등 온갖 있어봬는 여유를 다 부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무기력증에 빠진 인간은 아무것도 못하고 이러고만 있다. 아직 심한 자학단계까진 안 갔다. 하지만 이제 수중에 돈이 떨어지면 아마 심해질테지.
1. 지난 2년 간 정말 쉴틈없이 일했으니 적어도 6개월은 놀자, 라고 스스로 위로 중이다.
2. 특히 3개월은 정말 병신같이 놀자... 시간을 그냥 버리자! 허비해버리자! 와하하하 'ξ')/~~ (가만 생각해보면, 지난 2년을 제외하고 항상 시간을 허비하는 인생을 살아온 주제에...?)
3. 새벽에 문득, 옛날 옛적에 했던 블로그가 생각나 뒤적여봤다.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교 초년생 때까지 쓴 블로그인데, 정말이지... 그때는 내가 나름 컸다고 생각했었는데 뭐 이래... 나 정말... 너 정말... 난 언제쯤 정신적으로 성숙해질까? 아마 안 될거야... 이번 생은...
4. 요즘 새로 마음 둘 아이돌이 없어서, 내 안의 레전드 영상들을 다시 돌아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동방신기 미로틱 / 빅뱅 판타스틱 베이비, MKMF, MAMA 무대 / 인피니트 BTD, 추격자(가 2011년도라니... 뮤비는 이게 인생뮤비인듯) 등등... 나란 잉여... 근데 나는 케이팝 아이돌 스타일이 너무 내 취향이다. 화려하고, 세련되면서도 은근히 촌스럽고(?), 군기 들어간 스타일이. 이런 식으로 눈요기 하면서 머리를 더 텅텅 비우고 있다^^
5. 사람의 기억과 감정이란 얼마나 모순적이고 얄팍한지. 옛날 블로그를 보다가 내가 얼마나 나름 내 생에 가장 열정적으로 수니질을 했는지 기억해낼 수 있었다. 심지어 (나름) 순수했던 고등학교 시절엔 대학은 어딜 가든 중요하지 않았고(?) 그저 나중에 내 오빠들이랑 일하는 것이 목표!란 마음가짐으로 공부했었다.(어딘가 잘못됐지만 딱히 결과가 나쁘지도 않았...) 그때는 내가 졸업해서까지 오빠들 좋아할 줄 알았고, 오빠들이 영원할 줄 알았져 뭐^^ 참 순수했ㄷr... 심지어 팬클럽을 1, 2기까지나 가입하고, 팬미팅도 가고, 우연찮게 실제로 길거리에서 보고 좋아하기까지 했었다는 걸 새-까-맣-게- 잊고 지냈었다.(그러나 굿즈는 옛저녁에 다 팔아 버렸다...) 근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나중에 취직하고 일 하면서 실제로 보기도 했었고 (근데 그땐 싫어하던 시즌이었고, 일로 만나니까 더 싫었고... 왜죠? 닝겐이란...) 하지만 가장 좋아하고 가장 만나고 싶었던 사람은 결국 만나지 못했네. 이게 조금 아쉽지만, 다시 정신차리고 생각해보면 그건 날 생각한 신의 배려는 아니었을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연예인은 저 멀리서 바라만 볼 때 가장 빛나는 존재여. 잊지말자 나새끼! 안방수니가 가장 행벅한 것임을...☆
6. 아무튼 아무리 돌이켜봐도 그때나 지금이나 나 스스로가 전혀 성숙해지지 못했다는 사실에 무척 좌절했다. 누구는 벌써 제주도에 호텔을 지었는데...! 나도 어서 돈 벌어서 강남에 빌딩을 세우는 날까지 열심히 살자! 화이팅 우리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