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3. 17:56ㆍ마음에남아
24/09/24 오르페우스 박강현 | 헤르메스 최재림 | 페르세포네 김선영 | 에우리디케 김수하 | 하데스 지현준
운명의 여신 이지숙 이다정 김연진 外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없어서 리뷰 쓰는 걸 까먹고 있었다.(불만 있을 때만 빨리 쓰는 편...ㅋㅋㅋㅋㅋㅋㅋ)
초연이 너무나 좋았던 <하데스타운>이 무사히 재연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행히! 여전히 여왕님이 함께해 주셔서 더욱 좋았다. 초연 때는 코로나가 한창이라 박강현 오르페우스를 불가피하게 못 만났었는데, 이번에서야 드디어! 볼 수 있었다. 거기다 최재림 배우는 (지금도 여전하지만;) 이 당시 소를 뛰어 넘어 겹치기를 넘어 삼치기 사치기 하면서 여러 작품에 폐;까지 끼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보기 전에 사실 걱정이 컸다. 하지만 다행히도 내가 본 날은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었다. 성대 진짜 타고난듯. 제발 관리 잘해서 무대에서 오래오래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현준 배우는 예~전에 <지크슈>로 한 번 봤는데, 그냥 멋있는 카리스마 캐릭터란 인상이었다. 그러니 하데스 역할에 어련히 잘 어울릴거라 생각해서 이날 모든 캐스트에 대한 큰 기대를 품고! 감상했다. 그리고 역시나 대만족^^
굳이 몇 자 더 적자면, 헤르메스가 전보다 좀 더 여유가 생겼다? 약간 연기톤이 살짝 달라진 기분이었다. 전에는 살짝 긴장감도 있고, 극의 화자로서 극중 인물들과도 약간 선을 지키는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르페우스를 어린양 보는 삼촌 느낌? 좋게 말해서 힘이 살짝 풀렸고, 꼬아서 보면 (배우가 지쳐서) 극에 몰입이 덜한 느낌이었다. 내가 기대했던 재치 있던 화자는 사라지고 약간 하이드처럼 짜증을 낼 때가 있어서 으잉?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노래는 잘하니까 뭐ㅎ
지데스는 악덕사장 느낌을 잘 살린 것 같다. 긁으면서 내는 저음이 진짜 미쳤다. 거기다 수트핏,,, 그저 멋있고요,,,ㅠ 다른 하데스들과는 또 다른, 나쁜남자나 더티섹시 이런 류가 아니라 깔끔한 CEO 천룡인;;으로서 이런 하찮은 인간새끼들ㅗ 이런 느낌의 시니컬한 짜증이 가득한 연기라 새로웠다. 무엇보다 돈미새인 것만은 확실;;ㅋㅋㅋㅋ 솔까 그러다보니 페르세포네를 진짜 사랑해서 데려온 건 맞나? 싶기도 했다. 페르세포네 불쌍해...ㅋㅋㅋㅋㅋㅋ
박강현 오르페우스는 뭐 말모. 워낙 인기 있는 배우고 미성의 노래 잘 하기로 소문나 있으니, 드디어 만났다! 싶어 속이 다 후련했다. 근데 솔직히 너무 맑고 깨끗하고 꽃밭같은 느낌이라, 오히려 조형균 오르페우스가 더 생각났다. 약간 더 찌질하고 모자란 캐릭터에 난 아무래도 마음이 가는 거 같아... 흠. 조형균 오르페우스는 그저 가진 게 노래밖에 없는 거지총각의 애절한 사랑고백으로 느껴졌다면, 박강현 배우는 타고난 분위기 때문인지 온실 속 고민 없는 왕자의 사랑 대탈출!? 노래가 워낙 고우니까 살짝 탈닝겐 느낌마저 들어서 에우리디케랑 케미조차 사라져버렸,,,ㅎ 덕분에 마지막 하이라이트 씬에서 처절함이 덜했달까. 대신 2막 첫 솔로에서는 진짜 진성으로 호소력 있게 지를 때 심장이 울컥했다. 노래로 만드는 개연성이 바로 이것인가요.
김수하 에우리디케는 감정 연기도 좋아서 리프라이즈할 때 좋았는데, 좀 더 연기 디테일을 갈고 닦으면 더 큰 배우가(레드렛 루시...?) 될 거 같단 기대감이 든다. 마지막에 촛불 빛나는 연출은 진짜... 이맛에 이 작품 본다.
사실상 이 극을 보는 이유인 김선영 여왕님 페르세포네! 현실을 잊고 항상 술에 취해 있는 것만 같지만, 알고보면 애처로운 세상 사람들과 차가운 지하의 신마저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여신 그 자체였다. 다시 그녀의 노래를, 연기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읍니다ㅠㅠ 역시 여왕님의 연기력, 카리스마는 그 누구로도 대체가 안 되는 것 같다. 누구랑 붙여놔도 케미 퍽발이고요? 지데스랑은 완전 이혼숙려캠프감인데ㅋㅋㅋㅋ 마지막에 하데스쨩 눈물 흘리는 거에 너무 놀라웠다. 그러게 왜 소중할 때 안 챙기고... 하지만 돈과 명예와 시간은 아무리 뜨거웠던 젊음의 사랑도 차갑게 만들고마는걸까? 나도 옛날에 비하면 없던 열정도 더 식어 거의 시체수준이니...ㅎ 당연한 순리겠지ㅜ 그래도 조금만 인정을 베풀어봐요, 하데스 사장님.
사실 최애 하데스는 양준모 배우였기 때문에 몇 번 더 보고 싶었는데, 재연 자체를 뒤늦게 알아서 이게 처음이자 자체 막공되버린... 그러니 여왕님과 함께 제발 지킬처럼 오래오래 해주세요... 조만간 삼연 제발!!!!
<하데스타운>이야말로 'Love wins all'이 아닌가 싶다. 사랑이 세상을 무조건 구할 수는 없을 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노래해보자! 라라라라라라라라~
사랑 타령 솔직히 이제 무슨 의미인가? 이런 개판인 세상에서? 현실에서는 남미새, 여미새 싫지만, 그럼에도 사실 건강한 인간끼리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것이 이상적인 사회를 만드는 첫 걸음이므로.
(꼭 남녀만이 아니더라도) 우리 서로 사랑합시다! 사실 그 중요성을 계속 되새기지 않았다간 깜빡하면 세상 리셋이니까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