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 11. 19:11ㆍ마음에남아
19/01/09 지킬 조승우 / 엠마 민경아 / 루시 아이비 / 댄버스 김봉환 / 어터슨 김도형
한줄평 : 사십줄에 들어선 조지킬,,, 과연 그의 롱런은 맞는 것인가?,,,
배우들 스케줄 조정이 어려웠던 것인지 뭔지 사정을 알 수는 없지만, 그 동안 예매 오픈을 해도 진짜 쥐꼬리만큼씩만 날짜를 풀어서 도저히 예매할 엄두가 안 났었다. 그래도 신이 불쌍히 여기사 예대가 터져서 1열(이지만 표기상 2열) 사이드에서 조지킬을 오랜만에 만나고 왔다. 사실 가기 전에는 조지킬보고 스트레스 쏵 풀고 이제 열심히 2019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지! 란 마음이었다. 하지만 나는 생각보다 조지킬 얼빠가 아니었고! 콩깍지가 없었고! 그래서 망했다!(?)
조완댜, 조승우 지킬을 누가 욕할쏘냐? 우리나라에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대중화(?)에 앞장선 이자, 아이코닉한 인물이 바로 조승우인데. 하지만 난 여기서 겁없이 그냥 까겠다,,, 왜냐면 난 시발 지금 돈 쓰고 화가 난 한 마리 짐승이거든!!!! 1막 끝나고 인터미션 때 얼마나 메모장을 두들겨댔는지,,, 인터미션 시간이 짧을 정도^^!
재관람할인을 받고자 챙겨간 2014년도 티켓을 보며, 헐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하고 놀랐는데, 세월을 맞은 건 나뿐이 아니었던 것이다. 조지킬도 이제 사십이다. 이제는 더이상 안 하실 것 같은(안돼 제바류ㅠㅠ,,,울지만 그래 나이 생각해서 박수칠 때 잘 떠나신 류님이라 생각된다) 류님은 내가 무한애정하는 배우고 레알 뮤배의 표본같은 냥반이니까 사십줄에 들어섰을 때조차 (나 한정) 존나 완벽해 보였는데,,, (심지어 팬텀때는 외모도 핵리즈 재갱신이었다) 아니 조승우씨 선수끼리 왜 이래. 아마추어 아니잖아? 공연 원투데이 하나? 내가 솔직히 조승우를 안 좋아하는 것도 아니여! 내가 나름 나만의 어워즈에서 2년 연속 올해의 배우로 뽑았다고!!!!! 근데 왜 브라운관에서 본거랑 실물이랑 달라,,,? 브라운관이 더 살쪄보이는 게 인지상정이건만,,, 이것은 프로필샷 찍고 그 동안 실성하고 살쪘거나, 아니면 프로필샷을 피의 보정했다고밖엔?! 자/기/관/리/어디갔쬬?! 화,,, 맨앞에서 얼굴 똭 마주하는 순간 발견해버린 그의 (상상조차 못했던) 투턱과 뱃살,,, 미쳐,,, 어???? 키라도 크면 말을 안 하잖아~~~~~ 키도 존나 작은데 살까지 뒤룩뒤룩이면 어쩌란 거야~~~~~~~ 진짜 나이 먹어서 얼굴도 흘러내리는데 지금,,, 어? 엠마랑 완전 삼촌 조카잖아~~~~ 케미고 나발이고~~~~~ 몰입이 1도 안되잖아~~~~~~~ 헨리 지킬 이런 제길! 노래하는 친구들은 더 이상 친구가 아니죠~~~~~ 누가봐도 새파랗게 어린 후배들이죠~~~~~~~ㅋ,,, 여기에 경각심을 느낀 제작진이 급히 젊은피 긴급수혈하느라 동서긔랑 민우혁을 캐스팅한 거 같지만,,, 세대교체 과연 성공할런지,,, 동서긔, 민우혁 둘 다 내가 주연급으로는 좋아하지 않는 냥반들이라 슬프구만. 안녕 지킬,,, 홍만은 지킬 오래오래 해야하는데,,, 왜 또 3월까지만 한다는겨ㅠㅠ 표 없는데!!!! 광광!!!! 은지킬은 옷을 막 찢어댄다고 하질 않ㄴ나,,,, 쉬펄,,,, 존나 혼란하다
예전에 내가 기억하던 조승우는 예민하고 이성적인, 현명한 헨리 지킬이었다. 브라운관에서 연기했던 그 황시목과 구승효가 괜히 나왔겠는가! 허나 이번에 만난 그는 시작부터 감정과잉 엄청났다. 처음부터 대사 엄청 씹어대고 (헤에ㅔ,,,? 같은말 반복 오져) 순간 이러다 실수 하나 나오겠다 싶은 불안감을 주었다.(물론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로 실수는 없었지만) 개인적으로 뭔 일이 생겼나? 오늘 뭐 누가 게스트로 왔나? 싶은 궁금증이 들정도로. 디테일한 연기로 명성 자자한 배우가 기승전결 없이 시작부터 흥분해서 몰아부쳐버리는 연기를 쏘아대니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었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지,,,? 왜 이리 억울하고 짜증난거야 헨리 지킬!!!! 너 실험 허가 안 해줘서 짱나는 거는 아는데 옛날엔 이정도로 짜증 대박 아니었자나;; <라이프>에서 너 하나 보고 버텼는데 여기서 시바 왜 이동욱 냥냥펀치를 날리고 있는거냐고!!!!!!??!!!!!
거기다 조승우는 다른 뮤배들에 비해 성량이 폭발적인 편은 아니라, 딱히 노래를 기대하는 배우는 아니었는데... 이렇게 비음이 심했나? 여기서 갑자기 분위기 꺾기,,,? 성량은 좀 더 커진 것 같은데 (뱃살의 힘~??) 창법이 좀 올드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뮤지컬이 아닌 콘서트 혹은 그저 갈라쇼를 (여기에 아이비 한숟갈 추가) 보는 것 같았다. This is the Moment에서였나, 거기선 아예 막 다리를 달달 떨면서 박자를 맞춰 노래하는데,,, 화,,, 몰입 존나 와장창 깨짐.
더이상 내려갈 일 없을 그의 몸값만큼 늘어버린 뱃살 때문에 (화,,, 솔까 댄버스경보다 더 뱃살 나오면 이거 심각한 문제 아닙니까?) 상체를 제대로 숙이지도, 몸연기를 맘껏 하지도 못하는 느낌이 강했다. 체력관리를 하는지 안 하는건지,,, 배우는 몸이 재산 아닙니까? 솔직히 컨디션이 나빠보이진 않았는데, 꾸준히 관리된 느낌은 아니었다. 그래서그런지? 아니면 개인적으로 연기 취향이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조승우는 하이드에서 더 즐겁게 연기하고 폭발시키는 느낌을 받았다. 하이드를 위해 지킬에선 힘을 아껴두고 있었던 것인가? 덕분에 Confrontation에서는 '지킬 VS 하이드' 느낌은 없었다. 그냥 몸 가누기 버거운 살찐 하이드와 허리 펴서 좀 살 것 같아진 덜 하이드만이 존재했을 뿐... 둘의 대립이란 느낌이 전혀 없으어~~~ 존나 실망실망대실망~~~~~
중간중간 가벼운 유머 포인트들도 하나도 안 살림ㅋ 옛날엔 여유가 좀 있는 냥반이었는데,,, 왜죠? 존나 쫒겨 그냥 막 여유따위 없어~~~~ 왠지 이번 시즌 기계적으로 그냥 나왔다는 느낌이 똭!!!!!!!!!!!! 더 이상의 조지킬은 안 봐도 되겠다는 생각과 함께 이제 그도 떠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들었다. 후 아재요...
조승우만 별로였냐? 하면 그럴리가. 이번 시즌에서 날 위로한 것은 변함없는 댄버스경 뿐이었따,,,흑흑,,, 1,000회 공연 축하드리옵니다!!!!
민경아 엠마는 처음 봤는데, 완전 그냥 애기! 애교쩔고 치덕임 쩌는,,, 지킬이 너~~~~~~~~~~~~~무 조아 미치겠는! (왠지 조승우 선배랑 같은 공기 마시고 있다는 것만으로 감격한) 대학 새내기 같았다. 마냥 예쁘게만 노래하고, 너무 지킬에 대한 전폭적인 사랑으로 똘똘 뭉친, 의심 1도 없는 무한한 사랑만 가득한 연인 아닌 덕후1같았달까,,, 거기다 한번도 엠마랑 지킬 붙을 때 그런 생각한 적 없는데, 이번엔 스킨십도 어쩐지 루시보다 쩔었던 것 같구여... 너무 쓰다듬고 부비는 거 아님꽈,,; 보는 나만 왕따당하는 기분; 둘에게서 케미를 느끼기엔 이미 위에서 언급했듯 나이차 너무나구요. 삼촌과 조카의 억지사랑,,, 예,,, 잘봤읍니다,,, 내가 너무 조정은 엠마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녀의 연인이자 정신적 지주, 혹은 조력자같았던, 단단했던 으른 여성의 사랑이 그리워졌다.
아이비 루시는 목소리가 생각보다 더 예쁘고 맑아서 좋았다. 대사칠 때 목소리도 생각과 달리 평범해서 놀랐고. 역시나 가수답게 춤도 잘추고 몸도 예뻤지만,,, 그뿐이었다. 특히나 난 여왕루시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그와 비교해서 연기 디테일의 부족함이 눈에 확 들어와서 더 아쉬웠달까.(솔까 역대 루시들 다 매혹적인 척만 하는데 급급,,, 연기가 되는 루시가 그리 많지 않았다.) 뒷골목 여자로 태어나 온갖 세상풍파에 휩쓸려 살면서 지친, 지긋지긋한 남자놈들에 신물나서 그래 옛다 봐라 이 쓰애끼덜아~~~ 란 반 자포자기의 마음으로 노래하는 루시를 좋아하는데, 아이비 루시는 그냥 존나 쑈에 집중! 나 존나 멋쪄! 존나 쎽씨! 너무 행복한 미소로 노래해서 할 말을 잃음... 음오아예... 너만 행복하다면 그래... 행복해라.... 심지어 지킬과 사랑에 빠질 때도 '나른한 느낌~'이 전혀 없이 목석같이 노래만 예쁘게 불러서 이게 뭐지? 싶었다. 가사와 상황과 전혀 일치되지 않는 연기,,, 솔까 역대 루시들 연기 못 봤나? 싶을 정도였다. 덕분에 더이상 루시에게 집중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뒤에 A New Life 노래할 때는 진짜 그냥 노래하는데 핵집중했는지; 바디랭기지가 연기가 아닌 그냥 가수의 몸짓이었다. 그런 점들이 몰입을 깼다. 아이비도 나름 뮤지컬 짬 좀 찬 걸로 아는데, 왜죠,,,?
앙상블들은 무난하니 좋았다. Facade 할 때만 해도 막 "역시!!!" 하면서 심장 두근두근했는데, 이후에 조지킬이 나에게 그런 빅똥을 줄 줄이야,,, 흑. 앙상블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It's a Dangerous Game에서 좀 덜 끈적였다,,, 정도?(네?) 이전 시즌에는 막 남자 앙상블들끼리도 부비부비하고 난리였던 것 같은데... 이번엔 그냥 무난쓰~~~ㅎ (사실 조지킬과 아이비루시의 케미도 영 별로여서 보는 재미가 없었따...) 역시 댄져러스게임은 류님이 최고,,, 류님 너무 그립습네다,,,엉엉ㅇ,,,
무대도 많이 바뀌어서 놀랐다. 원래 굉장히 단순한 무대가 인상적인 작품이었는데, 이번에 왜 이렇게 흔해빠진 중세극1이 되었나? <두도시이야기>인줄,,, 새로운 시도가 처음엔 나빠보이지 않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쓸데없이 화려한 무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어색했다. 기본 저 계단은 그냥저냥 나쁘지 않았는데, 지킬 박사의 실험실은 정말 최악. 온갖 화려한 색의 약병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심지어 지킬 박사의 실험대도 약병들이 찰랑찰랑 거리는데,,, 그저 예쁘고 정신없었다.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극이 가진 무게감을 떨어뜨린다는 인상을 줬다. 특히 이전 시즌들에서 어떤 부분이었지, This is the Moment인가, 암튼 지킬이 각성하고 노래할 때 허공에 떠 있던 거울에 반사된 그의 모습이 보이면서 세트가 뒤로 싹 빠질때 어떤 해방감을 주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엔 거울이 있긴 했지만 주변에 약병들이 너무 촘촘히 많아서 무슨 효과가 있었는지조차, 그저 세트가 바뀌었군? 하는 인상만 남아 아쉬웠다.
제일 최악은 Alive 1이었나? 하이드로 변하고 막 소리지를 때 갑자기 분위기 연말가요시상식,,, 왜 중앙 무대가 튀어올라와서 하이드 저 하늘에서 소리지르고 있는거죠,,,? 시발,,, 내가 지금 단단히 쑈를 보러 왔구나,,,ㅋ,,,, 다시 단순버전으로 돌아와~~!!!!! 진짜 이번 연출 누구냐, 멱살 좀 잡자.
더 사족을 풀자면, 마티네 공연이라 끝나고 친구와 저녁약속까지 시간이 떠서 조배우 퇴근길이나 구경할 겸 기다렸다. 이미 다른 퇴근길 영상들을 좀 찾아봤던터라 별 기대는 없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특유의 아련아련 열매 오조오억개 먹은 얼굴로 좀 어정쩡한 거리에서 멍하니 "어머 너희들 이 추위에 이 시간까지,,, 정말,,, 후,,, 뭐라 말해야할지,,, 너무 고맙,,, 후,,, 정말,,," 이런 느낌으로 팬들 얼굴 한번 훑어주고 아련하게 손 흔들고 사라지는 아련 연기(처럼 느껴졌다 내게는 너무,,, 존나 진심 1도 안 느껴져;;;)해주고 갔다. 나는 조승우 얼빠가 아니었어서 도저히 콩깍지는 안 씌워져서 이렇게 부정적으로밖에 느낄 수 없는것인가ㅠㅠ 흑,,, 드라마에서나 만납시다 이제
결론 : 시대 변화 및 트렌드에 적응 못하는 나는 과거 캐스팅만 그리워하는 과거무새가 되었음을 깨달았다. 그래, 이제 더 이상의 회전문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