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하데스타운 2021

2022. 6. 23. 15:15마음에남아

 

 

 

21/12/09  오르페우스 조형균 | 헤르메스 최재림 | 페르세포네 김선영 | 에우리디케 김환희 | 하데스 양준모
운명의 여신 이지숙 이아름솔 박가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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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주의)근래 몇년간 공연전시 관람 욕구가 0에 수렴했는데, 지난 달 간만에 본 <지킬앤하이드>를 시작으로 갑자기 마음에 바람이 불어 다시 공원 산책을 시작했다. 그리하여 보게 된 <하데스타운>. 세상에 8월 개막작이었는데 이런 작품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다 끝나갈 무렵에라도 알아서 다행쓰^^;

선택의 이유는 오로지 김선영 배우 때문이었다. 너무 한동안 여왕님 작품을 안 봐서... 류님은 좀 봤으니까 이젠 여왕님 영접하고 싶단 그 단 하나의 이유로 뮤지컬 시놉도 안 읽고 아묻따 예매ㄱㄱ (사실 그동안 뭐 하시는 지는 종종 찾아보긴 했는데, 크게 끌리는 극이 없기도 했고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자리는 왼쪽 사이드. 페르세포네&하데스가 내겐 가장 중요하므로 좋은 왼쪽이었다.

항상 작품을 보기 전엔 정보를 안 찾아보고 (변명하자면 일하느라 바빠서 찾아볼 시간이 없었읍니다,,ㅎ) 꼭 후기 쓸 때 정보 찾아보는 나란 인간,,, 하지만 정보를 모르고 가도 극 관람만으로도 그 작품의 배경이나 주제를 한번에 느낄 수 있어야 좋은 극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암튼간에 그런 의미에서도 <하데스타운>은 좋은 작품이었다.

 

헤르메스가 무대 중앙에 등장한다. 그리고 이것은 오래된 이야기라고 칭하며 신들의 소개와 함께 극의 시작을 알린다. 이때부터 헤르메스의 보컬과 더불어 백 코러스와 다양한 악기의 밴드음악이 더해져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 신화 모티브라고 해서 무겁지 않아 좋았다.

무대는 2층 구조로 되어 있다. 밴드가 양 사이드에 위치하고, 전체적인 무대연출도 좌우보다는 상하 수직공간을 적극 활용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배우들이 주로 활동한 공간은 그리 넓지 않은 원형의 중앙 무대 뿐이었는데 덕분에 마치 미국의 작은 공연장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달까. 또한 바닥의 턴테이블 장치도 후반부로 갈수록 다양한 장면과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아주 효과적이었다.

 

초반에 헤르메스와 페르세포네의 유쾌한 무대를 볼 때까지는 <비틀쥬스>같기도 하고, 에우리디케와 오르페우스가 본격적으로 나서면서부터는 <스프링 어웨이크닝>같기도 했던 (본 뮤지컬이 많이 없어서 대충 떠올리는 작품에 한계가 있음돠) 이 송스루 뮤지컬이 과연 내게 얼마나 감흥을 줄까 반신반의하긴 했다.

이런 장르를 뭐라 구분하는지는 음알못 뮤알못이라 잘 모르겠지만 느낌상 일반 대극장 뮤지컬과는 확실히 다른 재즈? 락? 밴드음악? 암튼 덜 무겁고 좀 더 즐거운 뮤지컬 넘버들의 향연이었다. 배우들도 확실히 자신의 끼를 마음껏 펼치는 느낌이 들어 같이 즐기기에 좋았다. 연기실력이나 노래실력보다도 (물론 다 출중한 분들입니다만은) 배우 본연의 매력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달까! 

이러한 초반 분위기에 이끌려 가면서 마냥 가벼운 사랑이야기(사랑이 가볍다고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만)인가 싶었지만,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그리고 오르페우스의 신화를 가볍게나마 알고 있었기에 과연 끝이 어떻게 그려질지 무척 궁금했다. 

 

 

페르세포네, 내가 상상한 이미지와는 캐릭터가 조금 달랐다. 물론 여왕님에게 찰떡이어서 너무 좋았지만, 내가 기존에 신화로 상상했던 인물은 수동적이고 어리숙한 이용당하는 불쌍한 납치 피해자였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지옥에서의 고통을 어떻게든 포도주에 취해서라도 나름대로 즐기고 하데스에게 의견도 피력하며 나름 반려자로서 대등한 위치에 선 말 그대로 '지옥의 여왕'이었다. 아닌가,,, 이게 바로 스톡홀름증후군의 말로인가ㅠㅠㅋㅋㅋㅋ

아무튼간 김선영 여왕님의 힘있고 그루비한 보컬과 너무나 찰떡인 여왕적 모먼트들~~ 넘나 자연스러운 만취 연기도ㅋㅋㅋ 살짝씩만 움직여주는 댄스도!! 모든게 좋았다!! 완전 만족!! 행벅!!! 약간 감기기운이 있으신가 살짝 코맹맹이 소리도 나긴 했는데ㅠㅠ(최재림 배우와 듀엣할 때 완전 대조되어서ㅠㅠ) 우리 여왕님,, 부디 건강 잘 챙기소서🙏❤

 

여왕님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면서도 나름 신중하게 선택한 캐스트는 헤르메스와 하데스였다.(이때부터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에겐 관심이 없었다...ㅋㅋ 왜냐면 어차피 신예들은 다 모르니까...) 그리고 그 선택은 역시 탁월했다.

난 워낙 편식하는 편이라, 최재림 배우를 실제로 무대에서 본 게 이번이 처음이었다. 피지컬도 좋고 늘씬하니 은갈치 양복도 아주 잘 어울렸다. 보컬 성향이나 발성이 아주 날카롭게 찌르는 듯한 느낌이라 깔끔하고 시원시원해서 듣기 좋았다. 이야기 화자의 역할에 아주 적합했달까! 거기다 적당한 재치와 위트, 어딘가 젠틀한 느낌까지... 마치 20년대 미국 재즈바에 있을 법한 인물같이 느껴져 연기도 아주 좋았다. 외모도 강홍석 배우보다는 내 취향이었고^^ㅎ...(강 배우님 뎨송... 너무 내겐 류크 이미지가 강렬해,,,)

 

양준모 배우도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연극과 뮤지컬로 만난 적이 있어 신뢰가 있었다. 특히나 하데스타운의 주인 하데스이지 않나! 그에 어울리는 발성과 카리스마가 있는 배우라 캐릭터에 아주 완벽하게 들어맞는 분이었다. 솔직히 잘생겼다고 느낀 적 없는데(뎨송,,그냥 투박하다...란 인상ㅎ) 극 후반부로 갈수록 하데스에게 점점 더 빠져버렸다.

나란 어쩔 수 없는 덕후인가,,ㅠㅠ 제가 쓰리피스 수트 좋아하는 건 어찌 아시고,,, 걷어올린 한쪽 팔뚝에 벽돌 타투??(디자인 뭐임... 물론 이레즈미도 이상하긴 할 거 같지만)마저도 멋져보이는 착각이;;; 아니 그냥 피지컬이나 저음의 카리스마나 다 걍 하데스 그 자체ㅠㅠ 2막은 하데스가 다 씹어 드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마이크 헤드 잡고서 느릿하게 노래할 때는 기절~~ 찌질한 좀도둑처럼 지킬 뒤에 숨어서 살인이나 일삼는 하이드는 꺼지시고~~!(갑분하이드디슼ㅋㅋㅋㅋ) 

석탄, 철, 천연자원 가득한 지하세계, 지옥의 왕이 무지몽매한 로동자들 착취 조금 해서 어?! 철의 나라! 강력한 부국!? 어? 세계 1위 국가 좀 건설하시겠다는데?! 어? 뭐가 불만이야??!! 벽 높게 세워서 어? 느그 자유? 경제력? 보장? 해준다잖아?! 이 돈의 노예들아?!! 채찍 찰싹찰싹~~!!(가망이 없다,,)

 

 

신화 속 인물들을 현대로 가져와 자본주의 시대와 결부시켜 이야기를 만들어 낸 점, 또 그 이야기가 지금을 살고 있는 내게도 큰 울림을 준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뮤지컬 넘버들도 다 좋았고, 특히 대표곡으로 꼽히는 'Wait for me'는 정말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무대였다. 노란전등들이 하늘 높이 떠올라 흔들리며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그 중심에서 에우리디케를 향한 사랑의 꽃을 치켜들며 다짐하는 오르페우스의 절규도 감동적이었다. 청춘들의 순수한 사랑의 외침! 그보다 아름답고 희망차고 에너지 넘치는 것이 어디 있던가! 만약 정말 내 취향의 배우가 오르페우스로 열연한다면, 'Wait for me'는 눈물을 흘리며 볼 무대란 생각이 들었다.

 

보는 내내 신예들의 실력에는 의심이 없지만, 그 배우만의 매력이 느껴지는가? 한다면 살짝 의문이 들어 아쉬웠다. 물론 무대를 더 하면서 매력을 갈고 닦을 수 있겠지만 요즘들어 하는 생각은... 인간적 매력, 특히 예체능계에서의 탈렌트는 너무나 갖고 태어나는 타고난 것, 노력으로 기르기 어려운 무엇이란 점에서 슬프단 생각을 종종한다. 분명 반짝이는 재능과 매력을 가진 신예들도 이미 많지만 내가 식견이 좁고 편협하여 잘 모르는 것이겠지!

 

크레딧 순서를 보고 오르페우스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무척 놀랐다. 심지어 하데스는 맨 끝이라니,,, 아, 맞다. 이거 지옥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는 이야기지. 그럼 그 노래하는 사람이 주인공 맞네... 조형균 배우는 연기도 노래도 다 준수했다.

솔직히 오르페우스 캐릭터 설정 자체가 초반에는 백친가? 싶을 정도로 모든 것이 기승전노래충이란 생각밖엔... 순수하고 그만큼 속기 쉬우며 사랑에 진심인 열혈 청년캐! 좋은데, 뭔가 그 특유의 깨끗하고 맑고 힘찬 에너지를 조형균 배우를 통해서는 잘 못느꼈다. 가성을 쓰는 부분도 내가 기대한 맑고 고운 톤이 아닌, 쥐어 짜내는 느낌이 살짝 있어서 아쉬웠다. 다만 'Wait for me'의 클라이막스에 감정을 담아 지르는 부분은 찰떡같이 잘 해내서 감덩ㅠ 잘 어울렸다.

만약 박은태 배우가 한다면 어땠을까?란 상상도 해봤다. 물론 그가 하기엔 적합한 나이도 역할도 아니지만, 캐릭터의 성격과 곡의 난이도를 봤을 때 잘 어울리지 않을까? <모차르트!> 배우들이 하기에 잘 어울리는 역할이란 생각이 들었다. 은태 배우도 옥구슬 굴러가는 섬세한 선율에선 천사같은 미성으로 아름답지만 괴롭게 내질러야 하는 부분에선 정말 엄청 날카롭게 찔러대니까ㅠㅠ.. 한번 불러줬으면..!(프랑켄슈타인이 내 취향이 아니라 아쉽다ㅠ)

 

김환희 에우리디케도 아주 깔끔하게 잘 해냈다. 근데 오르페우스와 마찬가지로 이 둘이 극을 이끌어가는 주연 인물임에도 다른 배우들의 카리스마때문인지? 크게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아 아쉬웠다. 하지만 그건 내 개인의 아쉬움이지, 극의 퀄리티를 떨어뜨리는 배우는 절대 아니므로 그 자체로 이미 충분했다고 본다. 특히 마지막 'Doubt comes in'에서 불안에 떠는 오르페우스 뒤를 따라가며 든든하게 나 여기 있어! 라고 외치는 모습에서 에우리디케내면의 단단함, 성장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오르페우스의 순수한 사랑에 감화되어, 하데스도 잊고 있던 사랑의 꽃을 다시 꺼내 페르세포네에게 건네는 순간도 감동이었다. 그조차 잊고 있던 순수한 사랑의 감정! 페르세포네가 원한 것도 그것이었을텐데.

 

많은 인물들의 내면적 성장과 소망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우리가 다 아는 신화의 결말을 그대로 따른다. 하지만 헤르메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노래를 불러보자며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를 다시 소개한다. 비극적 결말을 알지만 혹시 이번에는 다를지도 모르니 희망을 품고 다시 도전하는 것, 그 인간적인 마음을 일깨우며 극은 진짜 끝난다. 그렇게 무대에 나타난 에우리디케가 다시 켠 하나의 촛불만이 무대를 밝히며 암전. 멋진 결말이었다.

 

기성세대는 청년들에게 항상 넌 아직 덜 익고 서투르다는 이유만으로, 그저 본인도 운 좋게 먼저 태어나 우위를 선점한 것 뿐인데 그게 마치 자신의 재능이었다는 듯 청년들에게 갑질을 해댄다. 물론 기성세대가 좋은 세상 건설을 위해 본인들 청춘 바쳐가며 희생했던 때가 있었음을 인정한다. 그 (마찬가지로 그 아래 희생된 수많은 노동자들)덕에 지금의 편안함을 누릴 수 있었던 것도 감사한 부분이다. 하지만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르는 법.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을 외치던 그들은 왜 정작 막대한 권력과 부를 손에 가득 쥐는 순간 더 허기지고 목마름을 느낄까?

또한 세상은 언제나 새로운 가치를 따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한다. 그 변화를 무시하고 옛것만을 고집하는 순간 도태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당연한 진리이다. 또한 그 변화의 주도권도 결국 아직 더 열정적이며 순수한 가치를 쫓는 청년이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미 오랜 역사가 반복해 온 기정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치고 받고 세대를 나눠 싸운다 한들 정말 평화로운 세상이 올까? 결국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삶의 노하우가 쌓인 기성세대와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에너지가 있는 청년세대 모두가 힘을 합쳐야 가능한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언제나 영향을 주고 받고 함께 동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변화를 일으켰던 청년세대도 결국엔 본인들이 욕하던 기성세대의 모습, 권력에 취해 안하무인이 된 그 경멸스러운 모습 그대로를 답습하며 또 다른 세대에게 전복당하게 되니까.

모든 세대가, 계층이, 그룹이 서로 화합하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안 되겠지만 절대. 지옥의 끝자락에서 뒤돌아버린 오르페우스처럼, 인간이란 그런 존재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믿어보자, 이번 대선...? 과연?...(뮤지컬보다가 내년도 대선 생각하는 사람,,,)

 

암튼 이제는 어엿하게 청년과 기성세대 그 중간쯤에 낀 중간관리직이자 완벽한 지옥의 노동자가 된 나... 세월... 무엇.... 나름 어릴 때 구르고 방황도 해볼 만큼 해봐서인지 내가 일궈낸 것을 지키고자 패악부리는 하데스 마음도 이해가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건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외치고 깨부수는 청년들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그리고 그들이 꼭 필요한 존재임을 안다.

요즘 MZ세대, 라떼~ 밈으로 우스갯소리처럼 세대를 또 규정지으며 청년들을 여전히 이해못할 것들이라고 못 박아버리는 세태가 썩 마음에 들진 않는다. 물론 나도 그런 말을 입에 달고 살긴 하지만, 세상이 이렇게 또 새로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겠지. 도태되지 않으려면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지. 그러므로 신예 배우들도 열린 마음으로 봐야지...!

이상 뮤지컬 한 편 보고 꼰대 자아비판에 빠진 1인이었음돠;;

 

(tmi2)세상에 선영 여왕님이랑 남편분이 같이 하는 작품이었잖아??!! 찐 부부케미도 확인해봐야지ㅠ 공원 산책,,, 다시 간다,,,! 거기다 LG아트센터가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마곡으로 이전한다니! 내 뮤덕 인생의 역사도 한 챕터 닫히는 기분이다. 초연 <빌리 엘리어트>로 시작된 내 뮤덕 인생,,, 이번 빌리도 보긴 봐야 하는데,,, 크흡,,,

 

 

 

22/02/10  오르페우스 조형균 | 헤르메스 최재림 | 페르세포네 김선영 | 에우리디케 김수하 | 하데스 김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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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옛날 옛적에 보고 감상을 빨리 안 적어서 기억이 잘 안 난다...(혐생주거ㅜ)

아무튼 첫 관람이 너무 좋았고 찐 부부케미를 꼭!! 확인하고 싶었기에 예대가 터질 때까지 존버했다. 기왕이면 맑은 목소리로 고음 폭발하는 박강현 배우도 함 보고싶어 김선영x최재림은 고정으로 가고 박강현x김우형 조합을 고르고 골랐다. 하지만 코로나,,, 망할 코로나,,, 박강현 배우가 코로나 확진되어 긴급하게 조형균 배우로 변경되었다. 그래도 뭐 나쁘지 않았기에 후다닥 (나만의) 마지막 역삼 LG아트센터로 출근~~!

희미한 기억을 붙잡고 쓰자면, 찐 부부케미... 알고 봐서 더 달달했나?ㅎ 김우형 하데스와 양준모 하데스는 확실히 느낌이 달랐다. 양준모 배우는 진짜 불타고 있는 뜨겁고 강렬한 철근같은 묵직함과 카리스마를 품은 지옥의 사장님이라면, 김우형 하데스는 차가운 디즈니적 시크한 지옥의 왕 같았달까? 개인 취향으로는 양준모가 더 마음에 들긴 했지만, 후반부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에가 다시 화해? 대화? 하는 부분에서 더 애달프게 느껴진 건 어쩔 수 없이 김우형이었다.(찐부부케미 앞에 관객들만 외롭고요?ㅎ)  그리고 언제 봐도 여왕님은 여왕님,,, 언제나 사랑합니다❤ 매표소라는 어플 이벤트에 참여해 여왕님 포토카드도 뽑아왔다. ㄲ ㅑ

두 번째 본 조형균 오르페우스는 연기도 노래도 더 무르익은 느낌이었다. 후반부 아주 절절절절정~~!!! 안타까운 것은 출장+겨울휴가+일=혐생에 절어있는 와중에 본 작품이라 극 중간 중간 또 나도 모르게 일 생각 하느라 집중을 잘 못했다...ㅠ 이제와서 안 사실이지만 에우리디케 배우가 달랐다는 것도 지금 알았다,, 뎨송쓰... 암튼 좋았구욘...!

최재림 배우의 맛을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되었다. 흐 ~ 영화계에 류가 있다면 뮤지컬계에는 최재림이 있다더니,,! 깔쌈섹시폭시~ 다하구요??? 락적인 발성이 너무나 매력적인 배우였다. 그렇게 나는 또 다음 뮤지컬을 예매하고 마는데...(본격 후기 예고제)

 

 

위드 코로나와 함께 2021년 드디어 보게 된 새로운 작품. 그 시작이 아주 좋았다. (사실 안 힘든 시대가 있겠냐만은...)지금 시대상과도 잘 맞는 이야기였고 뮤지컬 넘버들, 밴드 공연, 무대연출, 무엇보다 라이센스 국내 초연 캐스팅도 조화로웠다. 아무리 세상만사에 염세적인 나라도, 결국 이런 작품을 계속해서 보는 이유는 고된 혐생에서 단 하나의 희망을, 순간의 위로를 찾기 위해서니까. 지친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뮤지컬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사랑을, 희망의 노래를 계속해서 다시 부를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