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아이다 2022

2022. 12. 12. 18:47마음에남아

 

22/05/03  아이다 윤공주 | 암네리스 아이비 | 라다메스 최재림 | 조세르 박성환 | 메렙 유승엽 | 파라오 김선동 | 아모나스로 오세준 外

 

22/07/01  아이다 전나영 | 암네리스 아이비 | 라다메스 최재림  外

 

 

오랫동안 재공연되고 있었음에도 이 작품 자체에 큰 흥미가 없었다. 하지만 사람 심리란, 마지막 찬스! 품절임박! 소리를 들으면 관심이 없다가도 동하지 않는가?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아이다>의 국내 라이센스가 진짜 종료되고 디즈니에서도 리뉴얼을 위해 한동안 공연을 올리지 않겠다는 얘기를 들어서 부랴부랴 보러 갔다.

그간 관심없던 이유를 굳이 들자면, 옥주현 극이란 이미지가 강해서였을까? 옥 배우의 연뮤계 평판을 차치하고 나 개인적 취향은 불호라 그녀가 주연인 극에는 관심이 안 갔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옥 배우가 하지 않기도 하고, <하데스타운>에서 최재림 배우를 처음 보고 (그렇읍니다, 전 뮤덕은 아닙니다.) 매력에 빠졌달까! 거기다 윤공주 배우도 좋아하고.

 

오랜시간 인기 있던 작품인 만큼 역시나 너무 좋았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많았달까! 말 그대로 디즈니적이었다. 노래도 좋고 안무와 무대연출도 화려한 쇼가 가득했고 수준이 높았다. 특히 무대 미술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강렬한 붉은색을 과감하게 쓴 점이 모던하게 느껴졌다. 다른 대극장 고전극들에 비해 세련된 연출이란 느낌이 들었다. 아버지의 부하들이 중국 무술을 하듯 칼군무를 추는 부분도 멋있었다.(다만 갑자기 왜 이집트 배경인 작품에서 중국풍?스럽긴했다만. 서양놈들의 오리엔탈리즘이란~)

 

다만, 스토리의 중심인 강인한 공주 아이다와 라다메스의 로미오와 줄리엣 적인 급작스러운 사랑은 머리로는 이해가 갔는데 가슴 깊게 동하진 않았다. 왜일까?

윤공주 아이다와 전나영 아이다는 확실히 다른 매력이 있었다. 공주 아이다는 좀 더 엄격한 장군같은, 정말 국운을 어깨에 짊어진 아이다였달까. 조~금은 딱딱하고 부자연스러운 느낌도 들었다. 개인적으로 <맨오브라만차> '알돈자'의 과격하고 천방지축스러운 연기를 더 좋아하기 때문인지. 전나영 배우는 이전에는 몰랐는데, 아이다 역을 위해 한국어 공부 등 많은 노력을 했다는 인터뷰와 영상을 보고 흥미가 생겼다. 그녀는 상황에 크게 휩쓸리는 감정적인 연기가 돋보였고 공주로서의 책임감보다는 운명적 사랑에 빠진 여인의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인지 라다메스와의 케미는 굳이 따지자면 나영 아이다가 더 잘 맞았던 것 같기도. 듀엣곡도 좋았다. 근데 뭐 한번씩밖에 안 봐서 뭐가 더 취향이다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최재림 라다메스는 역시 좋았다! 떡벌어진 어깨와 상체와 복근,,, 이런 거 보는 재미도 좀 있어야지요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까지 배불뚝이 아저씨들 정장 터질까 걱정하는 건,,, 다메,,! 라다메스 캐릭터 자체는 평이했다. 아이다와 듀엣할 때는 진짜 최재림 배우 발성이 너무 시원해서 가슴을 찔렀다. 크!

그리고 대망의(?) 아이비 암네리스. 솔직히 그전까진 아이비의 연기에 크게 감흥이 없었다. 노래 잘하고 춤은 잘 추지만 연기는 글쎄? 물론 내가 본 게 <지킬앤하이드> 뿐인 게 함정이지만ㅜ 그러나 이번 <아이다>를 보고 완전 아이비 팬이 되었다. 본인에게 찰떡인 캐릭터였다. 초반에 너무 사랑스러운 머가리 꽃밭 그 자체인 암네리스ㅋㅋㅋㅋㅋ를 너무 잘 살렸다. 완전 찰떡!ㅋㅋㅋ 욕조 씬은 연출도 진심 입이 떡 벌어졌다. 댑악,,! 진짜 물 위를 유영하는 듯한 화려한 이미지에 홀려버렸다. 앙상블들도 다 너무 멋지고 화려하고 패션쇼에서는 아주 그냥 쩔었다. 그러다 후반부에 아이다와 라다메스의 뒷통수를 보고서도 그 둘을 용서 아닌 용서를 해주면서 파라오로 각성하는 그 카리스마,,,!!!!!!!!!!!!!!! 솔까 이거 제목 <아이다> 아니고 <암네리스>로 해야하는거 아닙니까? 마치 <재벌집 막내아들> 아니고 <재벌집 진회장님>으로 제목 바꿔야하는 것처럼?! 작품 시작부터 암네리스의 솔로곡으로 시작하고 닫은 기승전결도 갓벽,,,! 이거 완죠니 철부지 이집트 겅듀님의 대파라오 성장기 아닙니까???! 전 그렇게 봅니다. 갓이비가 작품 매력 다 끌어올려버렷~~~~~~~~~!! 아이비 배우도 후반부에 발성 바뀌고 대사톤 바뀔 때 소름이었다. 넘 멋져ㅜ 솔까 입만 살았지 아무것도 못하고 사랑 택하고 죽어버린 아이다보다 암네리스 캐릭터가 난 더 마음에 들었다.

 

그 외에도 워낙 이미 유명한 씬들, 앙상블들의 합이 다 좋아서 크게 더할 말이 없다. 무난하게 좋았고 다음 시즌이 언젠가 온다면 또 보고 싶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