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2023

2023. 9. 11. 03:46마음에남아

 

솔직히 이 얼굴 무대에서 절대 못 만나니까 사진으로라도 크게 보자...!ㅎ 

 

2023. 9. 8  오페라의 유령 전동석 | 크리스틴 송은혜 | 라울 송원근

앙드레 윤영석 | 피르맹 이상준 | 마담 지리 김아선 | 칼롯타 한보라 | 피앙지 박회림 | 멕 지리 조하린

 

요즘은 금요일 마티네도 생겼구나! 옳다구나, 하고 연차내고 보러 갔다. 근데 전날 밤새 야근하고...ㅎ(예매할 때는 이럴 줄 몰랐지만) 샤롯데로 출발하는 그 시간까지 일하고 가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런데 오히려 한숨도 안 자니까 잠이 안 오더라. 지하철에서도 병든 닭처럼 꾸벅거리다가 겨우 잠실에 갔다. 햇살은 왜 이리도 좋은지... 단체 관람을 온 학생들이 짹짹거리고 있었다.

 

<오페라의 유령> 모르는 사람 없으니까 스토리 얘기는 생략. 뭣보다 일단 내가 이 극 자체를 크게 좋아하질 않는다. 영화로 어릴 때 처음 봤을 때도 극장에서 졸았고(자다가 쾅!!!하는 소리에 놀라서 깸) 심지어는 웨스트앤드 가서도 졸았닼ㅋㅋㅋㅋㅋ... 그런데 신기하게도 스핀오프극이라고 해야하나? 암튼 <팬텀>은 나름 재미있게 봤었다. 찐따 팬텀과 쓰렉 아버지의 좌충우돌 성장기라서 그랬나? 아무래도 유령 중심에서 이야기가 서술되니까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역시나 <오페라의 유령>은 여전히 지루했다. 내가 컨디션이 너무 안 좋은 상태로 봐서 그런거라기엔... 극 자체가 노매력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지루해서 졸린건지 내가 피곤해서 졸린건지 구분을 못할 수준으로 중간중간 졸았다. 어차피 넘버들도 다~ 익숙하고 좋아서 <Think of me>랑 <The phantom of the opera>나 들으러 간건데도 지루했다. 여자 솔로와 듀엣 자체도 생각보다 별로였고.

 

동서긔는 이미 어엿한 대극장 주연배우가 됐고 짬이 좀 차서 그런가 옛날에 내가 기억하던 루키 느낌은 없어졌더라. 노래도 너무 잘하고 연기도 많이 늘어서 보는 내내 괜히 뿌듯(니가 왜)했다. 일단 목소리 왤케 좋아!!!! 솔직히 옛날에는 좀 끝음을 질질 끌면서 노래하는 버릇이 있어서 그 점이 별로였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은 없었다. 강약조절 확실하고 날카롭게 지를 때 확실히 질러주고! 이제 어엿하게 샤롯데를 책임지는 뮤배로 성장하였구나,,,! 이러면 <지킬앤하이드>도 볼껄 그랬다. 다만 역시나 여배우랑 바디 컨택을 하거나 몸을 쓰는 연기에서는 좀 어색했다. 여전히 흑마술사처럼 손가락을 꿈틀거리는데... 우아하고 엘레강스하지만 카리스마는 없어요ㅠ 전동석 배우에게 제일 아쉬운 점이 아우라가 없다는 점이다. 아니 키가 저렇게 큰데 왜 사람이 왜소한 느낌이 들지? 모르겠다... 솔직히 유령은 진짜 존재만으로 무섭고 엄청난 아우라가 존재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동서긔는 아직 그런 카리스마가 없었다. 그냥 친구 없는 개찐따 오페라 씹덕후같았어요...ㅠ 그래서 자꾸 팬텀이랑 겹치면서 이게 오윤가 팬텀인가... 근데 팬텀보다는 재미가 없고 거기다가 분량도 적고... 크리스틴이랑 케미도 없고... 거기다 마스크 벗으면 괴물 분장밖에 안 보이고...ㅠ 동석이 노래랑 연기가 엄청 늘어서 기대 이상이었지만 류님에 이어서 내 차애가 되진 못할 것 같단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류님 먼훗날 무대에서 사라지면(아직 멀었다고 해주세요 제발) 난 이제 누구 무대를 보나...?ㅠ

크리스틴은 진짜 옥구슬 흘러가는 보컬이어야 하는데 그런 결은 아니었다. 솔직히 두 여배우 모두 모르는 상태라 그냥 되는 날 간건데, 다른 배우가 궁금하긴 하다. 연기가 너무... 손 뻗는 연기 초반에 할 때 깜짝 놀랐다. 목석이 움직이는줄; 이 작품 자체가 내겐 너무 노잼이라 부정적으로 느낀건가? 근데 원래 크리스틴은 진짜 사랑스러운 느낌이 가득한 배역인데... 소현좌 그립읍니다.

거기다 까먹고 있었는데 라울 비중 왜이렇게 많냐? 라울이랑 크리스틴 서사 하나도 모르겠고 정신 차리니까 둘이 부둥켜 안고 울고 있더라? 라울 배바지 때문에 진짜 몰입 와장창 깨지면서 그냥 이 극을 보고 있는 나 자신이 슬펐다. 집에서 잠이나 편히 자고 싶다... 이런 느낌?

심지어 1막 하이라이트인 샹들리에 추락씬도 너무 스무스하게 천천~히 내려와서 전혀 놀라거나 임팩트 있지도 않았다. 샹들리에도 생각보다 허접했다.

 

최재림 팬텀이 궁금해서 보고 싶은데 내가 이 극을 또 볼까 과연? 영 구미가 안 당기는 작품이다. 커튼콜도 노래 하나도 안 불러주면서 왜 몇 번이나 커튼 열었다 닫았다 관객들 박수셔틀시키는건지?(불만쩔ㅋㅋㅋㅋ) 아무래도 내가 컨디션이 너무 안 좋을때 봐서 모든 감상평이 부정적인가...아니 일단 뮤지컬은 주연배우가 매력적이어야 몰입이 되는 게 맞잖아..!!! 팬텀 빼고 아무도 내 취향이 아니라서 도저히 좋게 쓸 수가 없다ㅠ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뮤지컬 티켓값도 너무 올랐고... 오른쪽 사이드 맨앞에서 보니까 시야제한도 꽤 있고(이건 그냥 쓰루할 수 있지만) 여러모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