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3. 02:30ㆍ그순간들
엥?
어느 미친 사람이 작년 결산을
하반기가 시작되는 순간에 해?
- 저욥!
작년 말과 올해 초에는 도무지
이 리스트를 작성할 의욕도 생각도 딱히 안 났다
깊은 물속(정확히는 침대)에
잠겨서 숨만 겨우 뻐끔거리며 쉴 뿐이었으니까
(그렇다고 뭐 크게 건강상의 문제가 있거나
신변의 변화가 있진 않았다)
근데 갑자기 좀 정신이 맑아져서 쓰고 싶어져 정리함
1. 올해의 도서 : Lulu Miller(룰루 밀러)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에세이인데 마치 소설처럼 약간의 서스펜스와
충격 반전?이 뒤섞엔 내용이라 완전 빠져들어 읽었다.
워낙 여기저기서 언급된 화제의 책이라 뭐 더 할말이 있겠는가.
대략 줄거리를 설명해 달라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제목을 그대로 말해주는 수밖에.
저자도 그렇지만 그녀의 아버지의 소신이나
주요 인물인 그 할배 학자의 실체(?)도 충격적이고...
암튼 인간은 재밌다.
이런 게 소설이 아니고 실제라는 게 더 재밌다.
역시 인간은...! 인간은...!
2. 올해의 영화 : 없음
진짜 극장은 전혀 안 갔고
OTT로도 거의 본 게 없다
그나마 재밌게 본건 넷플릭스 <성난사람들(BEEF)>
3. 올해의 드라마 : 디즈니 플러스 <무빙>
빨리 다음 시즌 줘유..!!!
고윤정의 눈부신 발견 (근데 기세를 이어갈 후속작이 빠그라져서 안타깝다)
류승룡만이 가지는 무해한(눈물이 잘 어울리는) 카리스마
한효주X조인성, 이런 버석한 어른의 멜로라니...! 둘이 겨론해!!!
(예능 <어쩌다 사장3>까지 관계성이 이어져서 재밌었음돠)
한결같은 문성근 아저씨, 진짜 너무 찰떡인거 아닙니까?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던 류승범, 양동근
그 외에도 다들 좋았다
사람다운, K다운 초인들의 이야기
한 시즌6까지 이어지면 좋을듯^^ㅎ
그 외
넷플릭스 <샬럿 왕비: 브리저튼 외전> 뭐야 나 이런 멜로 좋아하잖아
MBC <미씽: 그들이 있었다1, 2> 뭐야 나 순수 고수 사랑하잖아
4. 올해의 배우 : 송혜교 "연진아 나 지금 되게 신나"
from 넷플릭스 <더 글로리>
역시나 멋지다 은숙드답게 미치게 재밌었고
작두 탄 송혜교, 연진이와 악당들의 연기 차력쇼도
미치게 좋았지만 이야기의 카타르시스보다도
되돌아 보니 문동은 외엔 모두 재가 되어 사라진 느낌
송혜교 원래도 좋아했지만 정말 너무나도 더 좋아지네
5. 올해의 음악 : NCT U - Baggy Jeans
NCT만의 쫀쫀함...!
But 효연 선배님을 뮤비로,,,!
https://youtube.com/shorts/gO5aPk9rfr8?si=YB0rvAqp9bOTGzNk
그 외
RIIZE - Siren
이건 풀버전을 2024년도에 내놔서,,, 암턴
https://youtu.be/lxFRJpfOYRQ?si=-myB53Znpatc-dxw
6. 올해의 뮤직비디오/영상 : 차준환 - ISU 피겨 갈라쇼 'Golen Hour (JVKE)'
솔직히 어거지긴한데, 내 마음이지 뭐ㅎ
준환 선수가 진짜 환상적으로 이너바우어 할 때
배경음악으로 JVKE가 흐느끼듯 "Shine~" 외치는
그 타이밍이 미쳤다
진짜 그냥 어디 하늘의 영광? 우아함?이 쏟아지는 느낌
이 장면이 뇌리에서 잊혀지질 않는다
https://youtu.be/1_lD1Yfc9zc?si=phmPHZH_jnClMpVh&t=76
7. 올해의 가수 : 에스파 - DRAMA
댄서들까지 일렬로 장대하게 늘어서서
미친 조명 샤워 속 하이라이트로 향해 달려가는
MMA 공연 버전은 모두가 잊지 못할 듯
더불어 윈터의 나른한 표정과 손짓의 "유노암쎄비지~"까지!
윈터는 필히 정극이나 뮤지컬 잘할 거 같다
수만 없는 수만팀이 되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오히려 찐타쿠들의 SMP를
보여주고 있어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될 뿐
https://youtu.be/rUrzuF8d9O0?si=Ckkig4f_hGQuj-zt&t=217
8. 올해의 뮤지컬 : 없음
본 게 <오페라의 유령>뿐이라니?!
근데 역시나 난 이 극을 안 좋아했다..ㅎ
티켓값이 너무 오르고 그래서 정뚝떨돼서 안 본듯~?ㅎ
9. 올해의 만화 : 이담 - 똑 닮은 딸
와씨, 그 마지막 반전은...!!!
정말 똑 닮은 딸이었구나
그 외
매미/희세 - 마스크걸
바쉬 - 꼬리잡기
(모두 from 네이버)
10. 올해의 코미디언 : 이은지 "카메라 꺼!!!!!!!!!!"
from tvN <뿅뿅 지구오락실>
https://youtube.com/shorts/cJanGjOiZYM?si=bMr9oPsQZZ0FPeKy
미미, 영지, 유진이는 코미디언은 아니지만
이 넷 조합 진짜 무해하고 개웃겨ㅠㅠ
11. 올해의 프로그램 : 넷플릭스 <사이렌: 불의 섬>
시즌2 물의 섬(맘대로)
언제 나와요... 제발...!
그 외
넷플릭스 <피지컬:100>
tvN <뿅뿅 지구오락실>, <장사천재 백사장1, 2>
12. 올해의 유튜브 채널 : 밈고리즘(폭스클럽)
진짜 어찌 보면 너무 천박하다고까지 할 수 있는ㅋㅋㅋ
극한의 남미새 캐릭터들인데 너무 적나라하게 한결같고
열심히 하니까 짠하고 귀엽고 웃기고 정들었다
무엇보다 "너 T야?" 올해의 유행어 아니냐~
그 외
이상한 과자가게, 사내뷰공업, 나는아영
13. 올해의 광고 : apple (뉴진스 - ETA M/V)
요즘 광고는 무조건 스킵하니까
처음엔 '없음' 이었는데
생각해보니 희대의 광고를 잊고 있었다
맑고 재능 넘치는 토끼 같은 아이들과
그저 일에 미쳤을 뿐인커리어킹 민 대퓨님의 걸작ㅠ
https://youtu.be/jOTfBlKSQYY?si=LPPvYDota0bqNCd_
14. 올해의 음식 : 딸기&통귤 탕후루
그 외
약과 디저트류
15. 올해의 필수템 : 털크록스
겨울에 주구장창 이것만 신었다
이제 다른 거 못 신겠어...
16. 올해의 어플 : 챗GPT
파파고보다 낫다
17. 올해의 전자기기 : 아이폰15 Pro 내추럴 티타늄
256GB라 널널하니 좋네
18. 올해의 뉴땡 : 회사 강아지
생명을 키운다는 것은...!!!
정말 무지막지하게 노력과 책임이 필요한 일이다
내가 데려왔으나 사장님이 키우게 되어
귀여운 강아지 뒤치닥거리를 난 가끔만 하면서도
종종 이 무해한 생명체가 나름의 의지가 있고
성격이 있고 생각이 있다는 사실이 웃기면서도
함께 살는 게 정말 쉽지 않음을 깨닫고 배웠다
이로써 난 정말 남은 평생
다른 생명체와 못 살겠단 사실도 깨달았다
19. 올해의 마이스타 : 없음
20. 올해의 순간 : 첫 프리다이빙
5m 풀에서 처음 롱핀을 신고 물살을 가르며
다이나믹하던 순간의 그 시원함...!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 고요한 안정감이 신기했다
수영과는 전혀 다른 스포츠
근데 오히려 너무 고요해서 나랑 안 맞는 인도어 스포츠였다
수직으로 20여 미터를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순간은
즐겁다기 보다는 챌린지로만 느껴져서 힘들었다
(어렵지는 않았으나... 뭘 위해?란 생각이 문득문득)
바다에서 하는 기록 깨기도 나랑은 안 맞고
펀다이빙이 내게 제일 잘 맞았고
그외엔 여러모로 수영이 더 좋다
무엇보다 잠수풀장 접근성이나 장비 등
진입장벽이 높고 항상 내 목숨뿐만 아니라
버디의 목숨까지 책임져야 하니까 부담스럽다
그래도 오랫동안 무기력하고 우울했던 일상을
잠시 깨뜨려준 색다른 체험이었다
궁금했는데 해보니 홀가분!
21. 올해의 자아성찰 : 여전히 난 싫은 게 많은 인간이군
난 진짜 운전을 싫어하는구나!를
프리다이빙하며 깨달았다
(때려친 이유에도 어느 정도 영향 미침)
그리고 내 인생은 왜...?! 라는 지점을 넘어서
무감흥 무욕구의 시기로 점점 들어서고 있다
물론 아무 노력을 안 하니까 아무것도 바뀌지 않지
근데 뭔가 바뀌지 않는 게 더 좋아지는
30대 후반으로의 길목 그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