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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20. 03:13숨죽인마음


                        그와 나의 사이에는 더 이상 쌓을 것이, 더 넓힐 세계가 없다. 그냥 나는 내 취미생활에 유용한 인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영화도 맘껏 보고, 공연도 맘껏 보고, 맛집도 맘껏 가고. 물론 그의 돈으로. 못돼 쳐먹었다. 이기적이다. 하지만 모든 여자들은 그렇게 데이트를 즐기고 있고, 그에 상응해서 남자들은 욕구을 채우고 있다. 그러나 이기적인 나는 내 취미생활을 호화롭게 영위하는 대신, 그 대가를 치루기가 싫어 계속해서 싸우고 있다. 내가 잘못인가? 누군가 계속 한 방향으로 나를 몰아붙이니 그게 잘못인가 싶다가도. 다시 정신 차리고 생각해보면, 딱히 '평균'이 그런다고해서 나까지 그래야하는 법은 없지 않나 싶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보고만 있어도, 만지고 싶고 함께하고 싶지만. 그 외엔 없!다! 그게 슬프다. 내가 처음에 했던 고민이 여전히 계속 되고 있다. 계속 내 발목을 잡는다. 그와 나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그냥 소소한 대화를 통해 재미를 느꼈다면. 지금와서 서로 욕구를 채우기 위해 언성을 높일 필요가 애시당초 있을 턱이 있나? 없지. 난 고작 눈 가리고 아웅하고 있었다. 겨우 한 고비 넘겨서 이제 좀 평지가 나오겠지, 싶었는데. 산 넘어 산이라더니. 결국 애초에 끝냈어야 했다. 그 문제를 내가 자각했던 그 시점에. 지금 만난 이 산을 겨우 넘긴데도, 난 결국 또 싸우고 또 싸우고 서로 상처만 받고 너덜너덜해져서 완전 욕을 바가지로 하면서 끝내겠지. 그건 싫다. 중간에 엮인 사람이 있으니 더 싫다. 젠장할. 아무리 서로 맞춰가는 거라지만, 이건 도저히 맞출 수가 없구나. 나!는! 못 맞추겠다. 차라리 차였으면 속 편하겠다.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몸으로 느껴지진 않았다. 왜지? 하지만 그래도 어느 순간은, 날 좋아해주고 있구나. 그게 고마웠다. 그런 추억 하나쯤 괜찮지. 그냥 웃어 넘깁시다. 난 연애 안 해도 괜찮은 인생이야. 나 혼자 잘 굴러가고 있습니다.

                        토익, 영어회화, 수영, 피아노, JLPT까지. 올해 정ㅋ벅ㅋ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