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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 22. 23:55숨죽인마음

 힘들고 괴로운 일. 하고 싶지 않다. 평생을 빈둥거리며 잉여롭게 사는 것이 내 적성에 맞는다. 하지만 그렇게 먹고 똥이나 싸려고 세상에 태어났는가 생각해보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낭비'지 않나 싶다. 이런 낭비, 뭐하러 몇 십 년을 해. 걍 지금 당장 창 밖으로 달려나가  에너지 낭비, 물 낭비, 환경오염 조금이라도 줄이는데 동참하자.
 근데 막상 창문을 여니, 공기가 쌀쌀하다. 도대체 봄은 언제 오고, 겨울은 아직이야? 다시 창문을 닫는다. 그리고 처음으로 탄 적금으로 산 내 피같은 넷북을 뚜닥뚜닥. 인터넷 서핑은 독이 되기도 하지만, 참 약도 된다. 요 몇 주, 아니 몇 달간 정신 못차리고 징징 거렸던 것 그만두자. 과연 며칠이나 정신차릴련가 또 모르겠으나, 일단 지금은! 롸!잇!나!우!

 내가 왜 요즘 내 생활도 없이, 그저 챗바퀴 굴리듯 살아가고 있는지 잠시 잊었다. 그저 '돈' 그 망할놈의 '돈' 때문이란 것 하나만 기억하고 있었다. 근데 그게 목적이긴 했지만, 궁긍적인 목표는 아니잖아? 궁극적인 목표를 다시 계속! 계속! 생각하고 생각해야지. 잊지말자. 내가 돈을 벌려는 이유. 유럽에 가야만하는 이유. 그리고 이렇게까지 여기저기 떠벌렸으면, 창피해서라도 꼭 가야하고.
 몸이 피곤하지, 마음이 피곤하진 않잖아. 솔직히 생각해보니, 정말 마음이 힘들진 않다. 몸이 힘들지. 그러니 정신만 차리면, 다시 내 생활 찾을 수도 있고. 난 왜 이렇게 헤이하게 굴었나!!! 응? 스스로 난 잉여야, 못할거야, 난 안ㅋ돼ㅋ를 너무 생활신조로 삼았어. 엉.엉

 요 며칠 고민끝에 가방을 샀다. 내가 쓰고 싶은 문구를 적어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싸구려 가방. 싸구려 가방임에도 며칠을 고민했다. 무슨 말을 세겨넣을까. 남들은 장난스럽게 쓰지만, 난 꽤 고민했다. 그리고 나름 마음에 든다. 그 몇 일간의 고민은 그리 쓸모없는 시간은 아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오늘 본 영화는 나를 계속 자극했다. 영화 주제가 주는 자극이면 더 좋겠으나, 난 엉뚱하게도 다른 부분에서 계속 자극을 받았다. 영화 그 자체 떄문에 울고 싶어졌고, 한숨이 나온다. 한동안 사람들이 물으면 대답을 회피했다. 미래를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꿈조차 꾸기 싫었다. 그냥 지금이 싫었다. 그렇다고 희망찬 미래를 꿈꾼 것도 아니면서. 여튼, 조금은 그래도 힘내보자. 왜 태어났니, 에너지 낭비 하려고? 그건 아니잖아. 꼭 무엇이 되려고 하기 보다, 아. 무엇이 되는 것을 목표로 힘냅시다.
 근데 그러기엔 너무 오랫동안 머리를 썩혔네. 다시 슬슬.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