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504
2010. 5. 4. 03:31ㆍ숨죽인마음
어딜가나 추억이 도사리고 있다. 누군가를 떠올리고,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 그를 내가 좋아했든 아니든 간에. 의학적으로 눈물이 메마른 내가 한없이 우울해졌을 때는 정말 힘들고 우울하다. 눈물이 나지 않아서, 펑펑 소리내어 울 수 없어서 그렇다. 그래서 늦은 밤 난 자꾸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벗어나고 싶고, 온갖 생각에 휩싸인다.
자꾸만 물이 그립다. 물이 보고 싶다. 밤에 보고 싶다. 걷고 싶다. 누군가와 얘기하면서, 손을 잡고서. 혼자 걷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정신 못 차리고 어느 순간 물에 뛰어들까봐. 단지, 요즘은 누군가의 손을 잡고 걷고 싶다. 그래서 그를 미워하거나 원망하진 않으면서도, 자꾸 생각에 생각을 거듭할수록, 원망스러워진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 스스로가 짜증이 난다.
거울을 볼 때마다 짜증이 치민다. 왜 이렇게 생겨먹었을까. 좀 더 눈이 컸더라면, 좀 더 피부가 좋았더라면, 좀 더 얼굴이 작았더라면, 살이 안 찌는 체질이었다면, 키가 몇 센티만 좀 더 컸더라면. 기타 등등. 예쁜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안도 겉도 썩어가고 있는 것만 같아 슬프다. 하지만 눈물은 안 나고, 더 슬프다. 곪고 있는 것 같아 어딘가가. 사람들이 요즘 내 얼굴을 볼 때마다 "피곤에 쩔었다"고 한 마디씩 해준다. 덕담마냥. 그래 나도 알고 있어. 그러니 그만해.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