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1. 12:30ㆍ마음에남아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 2011
감독 김석윤 / 김명민(명탐정) 오달수(개장수) 한지민(한객주)
원작 김탁환 『열녀문의 비밀』
극의 전개 속도는 빠르고, 적당히 스릴 넘치고, 곳곳에서 웃음을 유발한다. 이 웃음은 김명민이란 배우가 주는 의외성에서 오는 것들이 많다. <불멸의 이순신>, <하얀거탑> 등 여러 영화, 드라마 속에서 언제나 카리스마 넘치던 그 김명민이! 영화 첫 장면에서부터 어찌나 오달수와 함께 깨알같이 대사를 주고 받는지. 그들의 몸개그나 영화 전반에 깔려있는 웃음코드들은 (나쁜 의미가 아닌) 마치 90년대 만화영화를 떠올리게 했다. 바로 옆에 있는 줄 알았던 명탐정이 고개를 돌리면 어느새 저 뒤에서 줄행랑을 치고 있다던지. 특히 땅굴 파고 나올 때 으잌ㅋㅋ 거기다 속도감있게 몰아치는 액션씬까지!
다만 아쉬운 것은 이런 속도감과 긴장감이 후반부로 갈수록 호흡조절을 못하고 뒤엉켜버린 점이다. 풀어야할 이야기는 많은데, 이대로 액션과 함께 추리를 하다보면 시간이 모자르고. 결국 후반부는 설명에 설명을 거듭하고 만다(그래서 집중하지 않으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시대적 배경도 설명해야 하고, 권력다툼도 보여줘야 하고, 민심도 잡아야 하고, 미스테리하기도 해야하고, 섹thㅣ스타로 변★신한 한객주(이초인슨새임이 엊그제 같건만!ㅠㅠ지민쨔응) 가슴골//)(//도 보여줘야 하고, 열녀문 사건도 해결해야 하고, 꽃도 키우고, 개도 키우고, 거중기도 만들어야 하고, 하느님도 믿어야 하고, 그 와중에 개장수와 명탐정의 비밀까지! 어익후ㅋ_ㅋ 이러면 소는 누가 키워, 소는? 영화가 너무 한꺼번에 여러가지를 보여주다 보니까 정신이 없다.
하지만 난 명민좌 좋아하고! (바자 이번 달 화보 보고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지민쨔응 아낄 뿐이고! 개는 싫어하지만, 고객만족이 최우선인 오달수님도 있고! (응?) 거기다 감독님이 <올드 미스 다이어리>의 그 감독님이라니! 으아니! (미자씨 지피디는 요즘 뭐하냐능ㅠ.ㅠ)
<성균관 스캔들>의 여파가 아직 미미하게나마 남아있는 요즘, 또 다시 정조시대에 정약용 박사가 모티브가 된 이야기라니! 정조X약용이_대세.avi 인가효?_? 거기다 <성,스>에서는 병조판서로 활약하시더니 <조선명탐정>에서는 임판서로 활약하신 이재용님까지! 삼각관계돋네ㅋ_ㅋ 정조시대를 배경으로 하면 꼭 꽃중년이 한 명씩 탄생하네요. 바람직합니다! 훈훈합니다! 이래서 사극 볼 맛이 난다구요!
사실 제목은 별로 마음에 안 든다. <조선명탐정>이란 타이틀도 그렇고, 부제도 그냥저냥 미적지근. 하지만 왠지 속편이 나올 것만 같아! (하지만 감독님은 인터뷰에서 다음엔 영화 안 한다고 하셨지.) 극 중 탐정의 이름이 없이, 그냥 직책으로 정말 명탐정探正이란 게 좀 아쉬움. 실존 인물을 모델로 했어도, 실제는 아니었을 것을! 그럼 이름 하나는 지어줄 수 있었잖느냔 말여!ㅠ.ㅠ 하지만 '셜록 홈즈'같은 탐정 캐릭터를 표방한 것이 마음에 든다. (명민좌의 신식 콧수염을 보라! 영화를 보면서 미처 깨닫지 못했으나, 기분 좋을땐 끝이 올라가 있고, 기분 울적할땐 꼬리를 내리고 있다는 그 콧수염!ㅋ_ㅋ) 또 언제나 탐정 곁을 "개같이"(칭찬입니동^_%) 따르며 보필하는 '왓슨'역의 개장수도 어찌나 깨알같은지! 개장수라기 보다는, 애견가라 함이 맞을 듯. 아니면 조련사? (<TV 동물농장>의 이웅종소장님 소환한줄ㅋ_ㅋ)
어쨌거나 영화는 재밌다. 영화를 통해 꼭 무언가를 얻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니까. 충분히 즐기면서 유쾌하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영화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