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222
2011. 2. 22. 17:49ㆍ숨죽인마음
충분히 방황해도 괜찮다는 말. 난 그 말이 듣고 싶었다. 그 말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느끼는 두근거림.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는 것은 정말 그 사람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지만, 그만큼 슬퍼지는 일인 것 같다. 나에겐 뭔가 결정적인 10%의 매력이 부족해. 그것은 어떤 것에 대한 절실함이 부족하고, 언제나 가볍기만해서 일까.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나도 좋아한다. 그러니 나도 그렇게 되어야지. 이제는. 그치만 그래도 조금은 더 방황하고 정신차릴래.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싶다. 그 사람의 생활 속에 작은 균열을 만들고 싶다. 그 틈사이로 내가 비집고 들어가고 싶다. 손을 잡고 싶고, 한 번 안아보고 싶고, 눈을 맞추며 이야기 하고 싶다. 그냥 그 이야기를 듣고만 있는 것도 좋겠다. 이런 바람들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것도 잘 안다. 내가 원할 때는 잘 안되더라. 그리고 그런 바람도 쉽게, 정말 바람처럼 사라져버릴 것도 안다. 나의 마음은 언제나 그렇듯 가벼우니까. 그래서 난 스물네살이나 먹고도 이런 감정을 더 증폭시키거나 발전시킬 생각은 못한다. 그냥 이것도 다 한 때니까. 그러고 만다. 다만 지금 널 생각하고 있다는 걸, 너도 알아줬으면 좋겠어. 내게는 여전히 온전히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한다는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란 생각이 드니까. 이렇게 혼자 바라고 애태우다 잊어버릴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