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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3. 19. 01:08숨죽인마음

또 하나의 계절이 시작되고, 사람들은 들뜨기 시작한다. 무언가 기대에 차게 만드는 것은 분명, 너무 눈부신 햇살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햇살 사이 사이로 아직 겨울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음을 일깨우는 바람이 분다. 바람, 우리는 그 추위를 잊어서는 안 된다. 봄이 왔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아니, 그것보다 봄 그것이 무엇이길래. 이토록 많은 이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것인가. 누군가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고백을 받는다. 하지만 또 누군가는 헤어지거나 위기를 맞는다. 온통 연애 이야기 뿐이다. 재미있는 것은 온통 진흙탕 싸움만 가득하다는 것. 달달한 연애사 따위, TV 드라마에나 나오는 것이었다. 헛된 환상을 꿈꾸기엔 너무 나이를 먹어 버렸다. 아니면 현실은 접어두고 한류스타 뒤를 쫓던가. 주변인들의 연애사를 듣는 것만으로도 난 벌써 심신이 지치고 있다. 허나 시간이 지나고, 그들의 결론이 그들의 성향에 따라 두 갈래로 나뉘는 것을 보며 오늘도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을 계속해서 싸우고 싸우며 싸운 후 조율(해간다고 당사자들은 믿지만, 제 3자가 보기엔 그냥 둘 중 하나가 포기)하면서 관계를 지속하거나 혹은 헤어지거나. 관계를 지속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싸우는 행위 자체를 연애의 하나로 보고, 그 자체를 그냥 받아들이는, 연애에 익숙한 이들이었다. 계속되는 싸움에 지치거나 혹은 싸움이 일어날 것만 같아도 벌써 나가떨어지는 이들은 아직 상처 입는 것에 혹은 연애 하는 것에 어떤 환상이 있거나 두려움이 많은 이들. 물론 나는 후자에 속한다. 계속해서 부딪히고, 싸우는 행위. 그 자체가 나에겐 감정소모가 너무 심해 그냥 다 놓아버리고 도망치고 싶어진다. 싸움을 통해 승리를 쟁취하고 관계의 주도권을 쥐는 행위 따위. 이래서 내가 연애를 못 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