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지킬앤하이드 2014

2014. 12. 12. 20:38마음에남아

 

 

 

14/11/26  지킬 조승우 / 엠마 조정은 / 루시 리사 / 댄버스 김봉환 / 어터슨 이희정

더보기

드디어! 드디어! 조완댜☆를 만났다. 조지킬, 조지킬~ 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 동안 나름 반머글로 뮤지컬을 보러 다녔지만, 어찌된 일인지(?) 조왕자는 조로 초연에서밖에 만나질 못했더랬다.(feat.매진크리) 오랜만에 다시 찾은 <지킬앤하이드>에서는 운 좋게 표를 겟-챠! 백수가 된 잉여를 불쌍히 여기신 하늘의 선물은 아니었을ㄲr...☆ 아무튼 이번에는 3지킬을 모두 돌 예정인데 (그리고 파산^^) 조지킬이 그 시작이라 무척 흡족하다.

조지킬은 역시나 명성대로 노래, 연기 뭐 하나 빠짐 없는 지킬과 하이드를 보여줬다. 특히 모든 대사 하나 하나가 쫄깃했달까, 감칠맛이 느껴졌달까? 매 대사와 노래 마디마디에 주는 악센트와 호흡조절은 이전에 봤던 류지킬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특히 조지킬은 사실 편견이었는지(?) 아니면 예전에 한 번 본 조로의 인상 때문이었는지, 노래를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안정된 느낌이었다. 물론 극 중간 중간 목이 많이 메이기도 했고, 'This is the moment'였는지, 아무튼 지킬 솔로곡 클라이막스에서 음이 더욱 고조되어가는 부분을 한음 내려 부르기도 했지만 그게 크게 문제되진 않았다. 왜냐면 그는 조지킬이었으니까...^ㅅa^...  류지킬과 또 다른 지점은 그의 지킬은 '위트'와 '여유'를 가지고 있었다. 루시를 처음 만나던 때도 그렇고, 원래 지킬이 농담하는 성격이었나?ㅋ... 엠마나 주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연구밖에 모르는 고지식쟁이인 것 같았... 아무튼 중간 중간 배우 조승우의 매력까지 더해진 좋은 지킬이었다. 하아... 이제 조완댜는 영화만 성공하면 딱일텐데... 왜죠... 왜때문에 컴백작...! 이산타와 함께인거죠ㅠㅠ 망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여신...ㅠㅠ 정은엠마는 말 할 것도 없이. 언제나 옳습니다요...! 다만 <드라큘라>를 본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사실 이젠 그 캐릭터가 그 캐릭터같은 느낌도 지울 수가 없었... 사실 엠마 자체가 이 극에서 뭔가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니까. 그냥 조지킬과의 넘치는 케미로 만족합니다.

루시는 이미 내 안에 베스트는 여왕루시이기 땜시롱... 리사는 참 가수때부터도 노래를 좋아했는데... (갠적으로 Tonight은 아직도 즐겨 들음) 뮤지컬로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 음색, 창법, 연기, 외모 모두 내 취향과 잘 맞고 좋았다. 어느 하나 튀는 부분이 없이 물 흐르듯 좋았는데, 왠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더라. 왜죠...ㅠㅠ 아직 무대를 완전히 장악하고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흡입력이랄까, 카리스마가 부족한 듯 싶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A New Life'가 전혀 기억에 안 남을 정도...ㅠㅠㅠ 특히 하이드와의 'It's A Dangerous Game'에서는 무케미...!!!!ㅠㅠ 심지어 조명실수랑 음향실수도 있었다... 왜때문에...ㅠㅠ 그 이후로 집중이 더 안 되고 걍 더 멍 때리고 자꾸 내 미래를 걱정하게 되고 등등등. 아무튼 그래도 쏘냐는 정말 전~~~~~혀 내 취향이 아니기 때문에 리사에게 기대를 걸어본다...ㅠㅠ 여왕루시 한번 만 다시 해줄 수 없나여ㅠㅠ 

티켓팅을 너무 예전에 해서;;; 공연이 언제 시작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는데... 고작 일주일도 안 지났다니...! 그래서 이렇게 엉성美가 넘쳤구나^^... 중간중간 호흡이 삐그덕거리는 게 눈에 보였다. 스트라이드나 비콘스필드 부인이나 앙상블들이랄까. 예전에는 스트라이드와 스파이더가 굉장히 눈에 띄는, 꽤나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날은 둘 다 맥이리가 없어서 아쉬웠다. 아무튼간, 잘 돌아왔어요! 지킬!

 


 

 

 

14/12/10  지킬 박은태 / 엠마 조정은 / 루시 리사

더보기

미성으로 모두의 걱정을 샀던 은하이드가 생각외로 호평이여서 안심하고 갔더랬다. 1막에서 엠마와 함께 하는 'I must go on'에서는 그야말로 귀호강...;_; 확실히 다른 지킬들과는 또 다른, 미성의 은지킬만이 선사하는 색다른 음악적 만족이 있었다. 하지만 무케미 종결자답게^^ 조여신과도 케미가 없었... 왜죠... <피맛골 연가>때는 좋았는데ㅠㅠ 암튼, 그래도 걍 선남선녀니까 좋았다. 허나 내가 좋았던 것은 여기까지...(크흡)

첫 등장했을 때부터 확실히 은지킬은 다른 지킬과는 달리 파릇파릇하고 열정이 끓어 오르는 청년 같았다. 아버지와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실험 의지를 굽히지 않던 그 청년은, 비단 캐릭터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됐을 뿐만 아니라 박은태 배우 스스로도 이 극에 참여함으로써 느끼는 어떤 자부심과 열정이 한데 뒤섞여 있었기 때문이리라. 이 점도 좋았다. 그리고 그의 미성이 지킬과도 잘 어울렸고. 그래서 처음 하이드가 등장했을 땐 정말 깜짝 놀랐다. 박은태에게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아주 낮고 굵은 하이드의 목소리는 모두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저음에도 불구하고 거칠지 않고 선명한, 폭발적!이란 말까지는 아니어도 객석을 꽉 채우는 그 성량. 노력하는 배우의 아이콘이기도 한 그가 얼마나 이 극을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을지 눈에 선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관람을 통해 확실히 깨달은 것이 있다. 아, 나는 박은태 배우가 순수하거나 (ex. <모차르트!>) 미쳤거나 (ex. <엘리자벳>) 하지 않은 이상 그의 연기를 보면 안 되겠다...ㅋ 

우선 조지킬 후에 봐서 그런지(조지킬 디스 아님다;;;ㅋㅋㅋ) 은지킬이 이렇게 프로포션이 좋은 사람이었나!!! 이렇게 다리가 길었나!!! (심지어 하이드로 변신할 때는 웃통도 깜;;;;) 하고 눈을 번떡였지만, 그는 의외로 몸을 잘 못 쓰는 배우였다. 바디랭귀지가 영...ㅠㅠ 지킬일 때 이사들을 설득하는 손동작은 전혀 확신에 찬 결단력 있는 그것이 아니었고, 무슨 음식점 앞에서 인사하는 로보트인줄ㅠㅠ 그 외에도 거의 대부분 몸을 쓰는 부분이나, 대사를 하는 동안에도 인상적인, 심지어 자연스러운 바디랭귀지는 없었다. 하이드로 변신하면서 바닥을 뒹굴때도 으읔 뭔가 오글! 거의 후반부에서는 <기생수> 실사판인줄!;; 왼쪽이! 왼쪽이! 왼쪽 팔을 저렇게까지...? 솔직히 여태껏 이 작품 보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 신경쓰거나 배우 연기에 의문을 가진 적은 없었는데 크흡ㅠㅠ 물론 그전에 류지킬, 홍지킬, 조지킬 밖에 본 적이 없긴 했습니다만은... 

그리고 무엇보다 은지킬의 노래가 나랑 취향에 안 맞았다. 이럴수가! 제일 기대했던 'This is the moment'는 역대 최악 of 최악이었다ㅠㅠ 오마이가쉬!!! 박자를 자꾸 밀어 부르질 않나 (왜죠?) 심지어 클라이막스에선 음정도 플랫 (왜죠?) ...  이것 뿐만 아니라 앞에서도 자꾸 박자를 밀어서 왜 그러지? 싶었다. 노래하나는 기깔나게 부르는 박은태가 왜?? 대체 왜?? 그리고 무엇보다 위에서 말한 '열정'은 있지만, '확신'과 '결단'은 느껴지지 않는 청년 지킬 박사였기 때문일까... 이 넘버에서 전혀 감동이 없었다. 이때부터 나도 흥미의 끈을 놓기 시작... (잘가요 내 14만원..............) 

이전에 <햄릿>,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을 보면서도 가졌던 의문이지만(하지만 난 박은태 배우를 좋아해, 좋아해...! 하면서 스스로를 부정했던ㅋㅋ) 박은태 자체가 연기의 디테일이 살아 있는 배우가 아닌 것 같다. 때문에 지킬과 하이드, 말 그대로 2가지의 캐릭터를 연기하며 거진 혼자 극을 이끌어야 하는 이 작품이 과연 그에게 잘 맞는 옷인가 싶다. 인터뷰 영상에서도 밝혔듯, '하이드 목소리'에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았을게 분명한 그는 오직 하이드에만 온전히 모든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듯 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그가 연기하는 지킬이 어떤 캐릭터인지 모호해졌고, 그저 짜증내고 앵앵대는 애처럼 느껴졌다. 아직 그만의 지킬을 못 찾아서 관객을 온전히 설득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이었다. 거기다 나도 모르게 다른 지킬들을 자꾸 떠올리며 보다 보니, '어? 이 부분은 저런 목소리를 내줘야 하는데... 이 부분은...?' 하고 비교하고 만족을 못하게 되더군. 난 하이드보다 지킬을 더 좋아하고 중요시 보는데, 은지킬은 류지킬처럼 재미 없는 고리타분하지만 선한 도련님도, 조지킬처럼 위선자들에게 염증을 느끼고 여유와 위트를 겸비한 박사도, 홍지킬처럼 자신에게 확신이 있고 결단력 있는 청년도, 그 누구도 아니었다. 물론 이 중에 어떤 케이스여야 하는 것이 아니고 온전히 그만의 지킬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거의 대부분의 장면들에서 디테일이 떨어지고 캐릭터가 흡입력이 없고, 나아가서는 작품 전체가 재미 없어지는 사태가...! 

하이드 목소리가 확실히 그에게 무리를 주는지, 하이드일 때 연기는 더더욱 (정확히 하자면 목소리에) 감정 없는 목석 같았다. 정말 말 그대로 각목이 떠올랐달까ㅋㅋㅋㅋ... 재미있었던 점은 'Confrontation'에서 지킬VS하이드 구도가 아주 분명했다. 다른 지킬들은 끝부분에 가면 거의 누가 지킬이고 하이드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절규하는데, 은지킬은 마지막까지 목소리나 연기 대비가 아주 분명했다. 하이드 목소리를 생각해서 인위적으로 내기 때문일까? 흠... 그나마 그의 목석 같은 연기가 유연해질 때는 노래할 때 뿐이었다. 진지하게 대사만 칠 때는 무슨 말인지 전혀 집중을 못하다가 노래할 때야 비로소 정신 차린 게 한 두번이 아니었다. 노래할 때는 높낮이가 생겨서 그럴지도? 은태 배우는 그냥 송쓰루만 하길...ㅠㅠ

덕분에 리사루시가 만족스러울 정도였다. 역시나 그녀는 평타 이상의 무대를 꾸렸다. 여전히 나쁜 점은 없고, 그렇다고 딱히 좋은 점도 없는 게 미덕인 배우인 듯 싶다. 'It's A Dangerous Game'에서는 은하이드가 확실히(!) 조하이드보다 키가 크기 때문이었을까...(조지킬 디스 아님다;;;ㅋㅋㅋ222) 아님 내가 지례짐작하며 기대치를 낮췄기때문일까, 나쁘지 않았다. 

정은엠마는 여전히 아름답고... 조지킬과는 케미가 퍽ㅋ발ㅋ했는데... (조지킬은 정은엠마 팔이며 여기며 저기며 다 주물주물;; 하며 애정을 과시하셨는데...) 은지킬과는... (암전)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냥 서 있으면 좋은 비쥬얼이니 그걸로 만족합니다^^...

커튼콜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웃통을 까재끼며 새로운 지킬의 탄생을 (말 그대로) 표효했다. 앞으로 계속 하다보면 그만의 지킬이 완성되겠지. 그때까지 화이팅! 하지만 전 이제 은지킬은 뵐 일이 없을 것 같다능...ㅠㅠ 안녕 은배우... 난 노래 못하는 사람은 참아도 연기 못하는 사람은 못 참겠어...ㅠㅠ 그리고 이번 인터뷰 찾아 보다가 알게 돼서... 늦었지만 결혼 축하드립니다ㅠㅠㅋㅋㅋㅋㅋ 앗... 심지어 애기도 있으시네... 딸도 귀엽고 건강하게 예쁘게 잘 키우시라능ㅠㅠ!! 화이팅!! 행쇼!!

 


 

 

 

14/12/11  지킬 류정한 / 엠마 조정은 / 루시 린아

더보기

거진 3년 만에 다시 만나는 류지킬, 잘 돌아오셨어요!!!!!!!!!ㅠㅠ 춘수만세!!!!!!!!!!ㅠㅠ 

류지킬은 7년 동안이나 연구했지만(7년이나 했는지 오늘에서야 제대로 앎... 그 동안 난 뭘 들은 것인가...ㅋ) 말귀를 통 못 알아 듣는 위선자들에게 진절머리가 난 듯 시작부터 무척 격앙되어 있었다. 거기다 확신을 넘어서 무척 강압적인 태도로 그들에게 윽박질렀다. 그래서인지 다른 배우분들도 약간 평소보다 더 흥분상태인 듯한 착각이 들었다. 아어이다가 쉴틈없이 이어졌달까! 은지킬은 확실히 아직 대사가 입에 짝짝 안 붙어서 뭔가 마가 뜬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류지킬은 거침없이 우다다다ㅏ다다다다ㅏㅏㅏㅏ 쏘아 붙이니 모두가 한데 뒤엉켜 싸운다는 인상이 강했다.(좋은 의미로.)

하지만 역시나 본성은 착하고 순진한 도련님인 그답게 레드렛의 루시에게 제대로 눈길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 좋았다.(제가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요...ㅋ 하지만 은지킬은 그냥 관중1처럼 리사루시의 공연을 넋놓고 감상하더라능...ㅠㅠ 쩍벌하고 의자 등받이에 등까지 기대는 건 아니지 않나요?ㅠㅠ) 또한 하이드에게 침식되어 가면서 겁에 질려 울부짖는 모습조차 본성은 순수하고 고지식했던 도련님 그대로여서 무척 좋았다. 'Way back'에서 흐느끼는 류지킬이 너무 불쌍해서 안타까웠다. 이런 감정 처음이야ㅠㅠ

초대 지킬에게 무슨 칭찬이 더 필요하리오. 매 순간, 모든 장면마다 그의 연기 디테일은 이미 연기를 넘어선 것이었다. 몸에 그대로 벤, 그의 생각과 행동 그 자체가 이미 지킬이고 하이드였다. 아주 작은 부분을 꼽자면, 레드렛에서 처음 만난 루시에게 명함 주는 순간조차 그냥 넘기지 않았다. 루시가 바로 받으려고 하자 그는 손 끝의 명함을 세워서 멈칫하며 다시 한번 '친구'임을 강조하는데... 그 절묘한 타이밍이 만들어낸 긴장감에 그저 박수만 칠 수밖에. 말그대로 '닥빙'이라고밖에 볼 수 없었다. 그냥 류님 자체가 지킬이었고 하이드였다. 세상에! 이걸 이제야 알다니! 아마 이런 연기의 차이는 바로 전날 은지킬을 봤기 때문에 더 크게 다가온 듯 하다... (의도치않게 또 다시 은지킬 디스 지성...ㅠㅠ 10년 경력자와 뉴비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공평하지만.)

류하이드는... 훠우 진짜 싸이코패스가 여기있어요!!!ㅠㅠ 너무 무섭고 능수능란하고 교묘하고 악마 그 자체 같으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였다. 2011년 처음 류님을 봤을 때도 하이드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아마 찐찌버거같은ㅋㅋㅋ 도련님 류지킬에서 완전 180도 반대의 매력을 가진 거친 '짐승남' 류하이드의 갭이 엄청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심지어 전설 아닌 레전드짤을 보며 항상 빵 터졌음에도 다시금 봰 류하이드는... 왤케 멋지죠? 녜? 제 눈이 삐꾸인가여? 왜 저 미역 줄기같은 게 잘 어울리는거야??????????

류하이드는 말 그대로 무대 위를 날아다녔다. 모든 인물들을 쥐락펴락하며 가지고 '논다'는 표현이 가장 적합하게 작품 전체를 장악했다. 특히 존이 실험실에 약을 가지고 다시 찾아왔을 때, 그를 맞이할 때의 거지왕ㅋㅋ 류하이드는 확실히 앞서 만난 하이드들과는 또 다른 여유와 카리스마가 있었다. 그저 짜여진 대사가 아닌, 하이드 자체의 비꼼이 그대로 녹아져 있어서 조하이드와는 확실히 다른 매력이 있었다. 류하이드야말로 진정 인간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결코 알고 싶지 않았던 추악한 '본능' 그것과 맞닿아 있었다. 한 순간도 점잖을 떠는 법이 없었고 모두를 조롱했다.그러면서도 찰나의 순간 순간 지킬과 하이드가 대립하는 모습까지 놓치지 않았다. 완전한 지킬도, 하이드도 아닌 모습이었다. 결국 그는 또 다른 그이니까.

류지킬과 류하이드는 그 동안 내가 항상 의미는 충분히 알지만 실제 활용도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거울을 적절히 활용했다. 노래를 부르면서 정확한 타이밍에 거울을 보면서 변신을 하고 절규하는데... 화아... 이건 정말 그냥 빙으ㅣ됐습니다;_; 라고밖엔ㅠㅠ 심지어 딕션도 너무 좋아서 그 동안 멍때리며 흘려 들었던 대사들을 다 주워들으며 비로소 제대로 <지킬앤하이드>의 매력에 흠뻑 취할 수 있었다.

처음에 이 극을 볼 땐, 단순히 '선과 악의 대결'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킬이 그토록 울부짖었듯이 '이성과 본능의 분리'이기도 하고, 따라서 지킬을 무조건 선으로, 하이드를 무조건적으로 악으로만 치부할 수도 없었던 내 안의 찝찝함이 많이 해소되었다. 

다만, 이날 류님 목 컨디션이 최상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도 류님, 내 사랑 류님ㅠㅠ 콩깍지는 모든 걸 덮어주죠...ㅋ 그저 'This is the moment'가 정말 어려운 곡임을 다시금 실감했다. 어차피 내 안에 베스트는 홍이므로ㅋㅋ 류님의 음이탈은 가볍게 듣고 넘겼다.(나는 관대하다... 류님 한정) 

정은엠마는 정말... 류님이랑 깨가 쏟아졌다ㅠㅠ 아 사랑스러워라♡ 그녀가 얼마나 지킬을 걱정하고 위하고 있는지 다시금 느꼈다. 류지킬도 정은엠마를 소중히 여기고 사랑한다고 온 몸으로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왜때문에 류님과 조여신은 무슨 작품을 하든지간에 항상 마지막엔 안 이뤄지나요... 엉엉...ㅠㅠ 그래서 더 애절케미가 돋나...?

린아루시! 가수 할 때는 별 생각 없었는데, 어느 순간 뮤배를 하고 있길래 '음 그렇군'하고 말었더랬다. 별다른 선입견도 기대도 없는 상태로 보러갔다. 확실히 예쁘고, 엄청 마르고 길쭉길쭉해서 보기에 좋았다. 여태껏 본 루시들 중에 가장 'Bring On The Man'을 쇼적으로 잘 소화하는 루시가 아닐까. 안무를 진짜 춤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춰주니 눈이 호강. 노래도 시원시원하니 전혀 가요스럽지 않았고 성량도 모자르지 않았다. 맛있게 부른달까, 노래 역시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뭐든지 문제는 연기...!(깊은 탄식) 대사 칠 때는 목소리 톤이 일반인으로 변했고, 호흡이 짧았다. 거기다 정해진 안무 없이 자유롭게 움직이며 노래를 해야하는 부분에서는 왜때문에 그냥 서 있죠...? 이 언니 지금 발라드 부르는 가수 빙의하셨나;;; 바디랭귀지를 전혀 못할 뿐더러 연기도 장수원 로봇 연기까진 아니더라도 너무 뻣뻣해서 절로 한숨이 나왔다. 이로써 ~리사루시 재평가~ 앞으로 루시의 미래는 리사에 달렸ㄷㅏ... 뎨송합니다 제가 몰라뵙고ㅠㅠ (하지만 내심 내년 공연 마지막즈음에 이벤트성이라도 홍지킬과 여왕루시가 한 번쯤 해주지 않을까 소원해봅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하진 않았지만 변태 주교님! 날이 갈수록 변태 연기의 레전드가 갱신되고 있는 느낌ㅋㅋㅋㅋㅋㅋㅋㅋ 야옹해봐 야옹...! 에서 깊은 변태의 스멜이...*_* 이런 메소드 연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닿

이날은 관크의 절정이었다. 한동안 관크를 많이 느끼지 못했는데 (주변에 뮤덕들이 많은 자리에만 앉았으므로...) 평일 저녁 공연, 사이드에 앉으니까... 특히 기업 단관이 있는 날이었는지 정말 장난 아니었다. 어디 대리님, 어디 과장님들이 삼사오오 모이셔서 어찌나 기침들을 하시던지!!! 병원인줄. 없던 감기도 여기서 얻어가겠어요^^ 머글들이 많은 덕분에 웃음이 터지는 부분에서는 빵빵 터졌는데, 심지어 류하이드로 처음 변하고 "자정, 모든 게 정상"에서도 웃음이 터졌다.(당황) 네? 여기가 터질 부분인가요...? 물론 류하이드의 끝음 처리가 조금 높긴 했지만...ㅋ... 다만 이런 앙칼진 목소리들을 듣고 있다보니, 류님 한번쯤 <헤드윅> 해보시는 건 어때요...? 물론 안 하시겠죠?.. 헿... 하지만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ㅋ

아무튼 내년에 류님 컨디션 최상일 때 한 번 더 5열 이내의 중앙블럭에서 봬면 더 바랄 게 없을 듯! 

 


 

 

이제 뮤지컬 캐스트를 고를 때 도전따위 하지 않는다. 오직(!) 내가 좋아하는 캐스트로만 봐야 좋은 극을 즐길 수 있다는 걸 몇십만원을 쳐버리면서^^ 깨달았기 때문에ㅋㅋㅋ... 이번에는 2지킬X닥치고 정은엠마로만 돌고 깔끔하게 봄을 보낸 뒤, 막공 즈음에 아쉬우면 한 두번 정도만 더 볼 예정이다.(조지킬 표가 있다면...ㅠㅠ 내년에도 홍은 없을테니... 웨스트엔드 남우조연상 추카요ㅠㅠ) 홍이 가고 새로운 은지킬이 왔으니 잘 적응해보고자 해으나 fail... 홍지킬이 더더욱 그리워지네 크흡ㅠㅠ (너무 멀어진 그대... 홍서트2도 못 가겠지... 난 피켓팅을 못하니까^^)

분명 처음 극을 볼 때는 딱히 내 취향을 관통하는 극은 아니다, 싶었다. 하지만 처음 본 후 벌써 3년이 흘렀고... 이만한 극도 많지 않구나를 깨닫고 이제 그냥 조용히 지갑을 열 뿐이다. 이미 국민 뮤지컬이 된 <지킬앤하이드>에 더 뭐라 왈가왈부 하겠는가. 이렇게 좋은 노래들을 듣는데 내 십 몇만원 따위야...^_...(조용히 눈물을 훔친다.) 마티네 할인도 없고, 재관람 할인도 없고 심지어 블퀘 공연이라는 3연승 달성에 성공한 조ㅑ니난 뮤지컬이지만... 호갱은 그저 웁니다 젠장...ㅠㅠ

그나저나 이번 프로필 사진은 누가 찍은거야 도대체................. 조여신은 완전 달덩이처럼 찍어 놓질 않나, 지킬은 하나같이 어딘가....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