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2009. 11. 3. 01:11ㆍ마음에남아
감독 박찬옥
이선균, 서우
2009.
일단 영화는 좋았다. 이 영화도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내가 생각하기에 아마도 영화 마케팅 때문이 아닐까 싶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마케팅인 듯.
'파란'의 러브 스토리
이 사람... 사랑하면 안돼요?
등의 문구가 영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무엇'을 기대하는 지는 뭐 말 안해도 알테고. 음음. 하지만 영화는 생각보다 정적이고, 그런 '파란'의 러브 스토리는 사실 크게 그닥 없다. 보여주기는 많이 보여주지만, 정작 관객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많이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만 어림짐작할 수 있을 뿐.
영화 스틸컷을 보다 보니 좀 편집된 것들도 있는 거 같은데, 그래서 영화가 전체적으로 아주 매끄럽지는 않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나 플래시백이 너무 많이 사용돼서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는 데 초반에는 애를 먹었다. 난 8년 전, 7년 전과 같은 숫자를 민감하게 기억하는 편이 아니라. 도대체 뭐가 현재고, 어떤 게 원인이 되서 지금 저러고 있나 싶기도 했고. 이경영씨는 왜 나온 거지 싶고. 의미심장하지만 뭐 별다른 역할을 하질 않아서, 어떤 사건이 벌어질 거라 기대하게 해놓고 하질 않는다면 그건 좀 문제가. 여튼,
영화는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소재의 '러브 스토리'보다, 우리 사회의 현실 고발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듯. 그들의 사랑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소재긴 하나, 핵심은 아니다. 적어도 난 그렇게 느낌. 여튼, 확! 보여주진 않은데, 마케팅에 너무 세뇌당하고 갔던 탓인지? 그냥 잘 이해가 갔다. 왜 그녀를 사랑하고, 그를 사랑하게 되었는가. 그냥, 사소한 행동, 눈빛 하나 하나로 알 수 있었다. 서우와 이선균이 참 매력적이었고, 특히나 고백하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덜컹했다. 이선균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그 장면에선 참 멋있게 느껴졌다.
서우와 언니로 나오는 심이영이 참 닮았다는 생각도 함.
결론은, 나는 재밌었다. 뭐 '재미'라는 것이 꼭 그런 재미가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