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 카인드

2010. 3. 2. 05:54마음에남아



The Fourth Kind, 2009
감독 올라턴드 오선샌미 
밀라 요보비치, 윌 패튼


 처음엔 <포스 카인드>라고 해서 이건 또 무슨 뜻인가 싶었는데, 4th kind 였구만.
 <파라노말 액티비티>에 이어서 또 낚인 기분인데, 이건 또 다르게 낚인 기분이다.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그래도 '실화처럼' 제한된 앵글에서 촬영을 해서 그런지, 무척 실감나게 다가왔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영화가 실화든, 아니든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포스 카인드>는 이건 뭐. 실제 촬영된 영상과 영화용으로 배우들이 다시 연기해서 촬영한 영상을 교차시켜 보여줌으로써, 무슨, 도대체 어떤 효과를 노린 것인지? 이게 무슨 시사 고발 프로그램도 아니고, '이 상황은 재연된 상황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입니까? 물론 실제 촬영되었다는 (역시나 fact가 아닌 fake인) 영상은 실감났다. 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끊임없는 사건, 사고들의 재연과 너무나도 열린 결말(도 아니지, 걍 싸질러 놓고 수습하지 못함이지)은 이건 내가 영화를 보러 온 건지, 뭐 캠페인을 보러 온 건지 알 수가 없게 만들었다. 특히나 엔딩은 정말 흡사 "지금 아이티의 많은 아이들이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전화 한 통화가 수 많은 아이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지금 전화 주십시요." 같이 느껴졌다.
 세상 이곳 저곳에서 벌어지는 미스테리한 사건들, UFO 목격, 외계인에 의한 납치, 기타 등등에 대해 흥미를 불러 일으키고 뭔가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가 아닌, '짜집기 영상'을 본 것 같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컨셉으로 진행된 거라면, 적어도 좀더 그래도, 나름의 스토리가 있었어야 하지 않을까? 외계인에게 납치 되었다는 것을 믿어주지 않는 세상을 상대로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한 불쌍한 여자의 일대기를 얘기하려면 마저 제대로 영화 처럼 끝마치던가! 밀라 요보비치는 나오다가 말고, 어느 해골같은 여자가 눈물로 호소하는 토크쇼로 마무리되는 엔딩은 정말 이건 아니잖아?  정신병자로 몰리는 여자를 좀 더 몰아부치던가, 이건 하다 말아. 싸다 만 X도 아니고. 그러면서 마지막에 이것은 실화입니다, 요렇게 대~충 포장해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아?
 어쩐지, 실화라고 하기엔 영화 속 캐릭터들이 너무 앞뒤가 없더라. 아들놈은 뭐 밑도 끝도 없이 식탁머리 앞에서 몇번 쏘아대다가 한~참을 안보이고. 딸내미도 뭐 심각한 듯 전환장애 어쩌고, 애들한테 뻥쟁이라고 따돌림당한다며 울더니 또 한~참을 안보이고. 거기다 같이 외계인한테 납치 당했다가 돌아온 박사도 지 눈으로 봐놓고도 제대로 된 진술을 거부하고, 지는 fact만 믿는다며 현실을 부정하다니? 원래 인간은 눈으로 본 건 쉽사리 부정 못하는데? 그리고 현실을 부정하고 싶으면 정신병자가 될텐데? 절라 멀쩡함ㅋ 여전히 처음과 같이 쯧쯧 거리기만 하고. 거기다 무슨 수메르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이건 뭐... 답이 안나온다. 거기다 보안관은 계속 너가 범인이지 다알아 빨랑 불어!!! 드립만. 어느 나라건 경찰은 다 똑같나봐효^^ㅋ 거기다 마지막엔 좀 있어보이는 척 되도 않는 대사를 날리질 않나. 근데 하얀 부엉이 뭐임. 해리포터로 친근해진 하얀 부엉이 왜 이런 존재로 만드는 거임?ㅋ 간만에 부엉이 목돌아가는 모습만 신기하게 잘 봤수다. 그나저나 감독님은 심리학자를 최면술사로 아시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