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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2. 10. 02:17ㆍ숨죽인마음
수술중독자 크리스티나 양은 트라우마로 인해 배관공이 되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하고, 정작 생일인 친구는 자신의 생일파티에 나올 수 없다고 했다. 눈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고통을 겪으면, 더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되는 것인가. 곁에서 이제 시간이 많이 흘렀다, 밖으로 나와야하지 않겠냐고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 아픔의 깊이를, 나는 전혀 짐작조차 할 수 없으니까. 반면 나는 그런 트라우마도 없는 주제에 그저 무의미하게 하루하루 제자리만 맴돌며 살고 있다. 그것이 나를 아프게 하고 지치게 한다. 일 년 전 일기를 보는데, 잡담조차 지금보다 더 글을 잘 쓴 것 같아 매우 슬프다. 하지만 내용은 언제나 같다는 점이 함정ㅋ. 그때도 잉여였고, 지금도 잉여다. 거기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한, 말 그대로 '잉여의 아이콘'이 되어버렸단 사실이 그저 웃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