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726 : 마지막 기록

2009. 7. 26. 04:36숨죽인마음



사실 요 며칠. 많이 지나지도 않았지만
그 몇 시간 동안 실감이 많이 나진 않았다.
난 아직 휴일을 보내고 있고
아르바이트를 안 가도 된다는 사실이 더 기뻤다.
아직 그들을 이제 어쩌면 정말
아주 오랫동안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나는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마음만 먹으면 그래 결국은 또 볼 수 있겠지.
그러길 바라고.

아직은 하루가 남았고.

지금은 밤이고.
문득 그 영화관이, 그 길이, 그 시간이, 그 모든 것들이.
고장난 엘레베이터, 사람으로 붐볐던 6층,
홀로 심심하게 앉아 있던 안내 데스크 언니,
티켓 부스, 멈춘 에스컬레이터,
그리고 상영관 입구.

다시 떠올리면 눈물이 날 것 같다.

어느 새 이렇게 많이 정이 들었는데.
눈에 잡힐 듯이 선한데.
너무 익숙해서 마치 아주 오래전 부터
함께 해왔던 곳 같은.

그 푹신푹신한 카펫도 베이비 시트도
그리고 함께 얘기 나눴던 그들도.

모두 나를 기억해주고 그리워해주기를
마음으로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나도 그들을 여전히 지금 그리워 하고 있는 것 처럼.

그 곳에서 있었던 일들을
하루하루 기록해 놓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