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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21. 21:37숨죽인마음

0. 감정의 허기에 쫓겨 의미 있는 듯 의미 없는 소비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정말 가지고 싶지만, 정작 제일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보상심리. 그나마 내 의지대로 가질 수 있는 것들만이라도 내 양 손에 꽉 쥐고 있어야 쓰러지지 않을 것만 같다. 남는 것은 카드빚뿐. 덕분에 올해도 연말정산 때 솔찮게 환급 받을 수 있으리라...! 하지만 이렇게 수없이 해외직구를, 면세쇼핑을 하면서 느낀 것은 정말 이 모든 게 다 자기만족밖에 되지 않는 거구나 싶어 약간 허탈하기도 하다. 그래도 이 허망한 마음... 누가 알아주겠는가? 나 자신이라도 항상 나를 사랑하고 보살펴야 누군가 나를 기웃거렸을 때 덜 초라해보이겠지. 아무튼 난 옷이나 화장품을 사면 거의 쓰던 것만 쓰기 때문에 이번 겨울은 별다른 쇼핑 없이 지나가는 대신 다른 지름을 실행하려고 했는데 (어쨌든 돈 안 쓴다는 말은 안 했똬) 어쩌다보니 코트며 부츠며 화장품이며... 정신차려보니 또! 또! 또!ㅋㅋㅋㅋㅋㅋㅋ 어흐 슈발ㅠㅠ 그래도 물건들을 보니 기쁘지 아니한가?(애써 웃으며 또 다시 쇼핑 리스트를 채우는 나란...☆)

1.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허황된 소설 보다는 진정성이 담긴 에세이가 더 땡긴다. 내가 느낀 감정을 실제로 이 땅 위에 두 발을 딛고 사는 또 다른 누군가가 겪었다고 생각하니 좀 위안이 되더라. 개인적으로는 '루나파크' 루나님의 글을 무척 좋아한다. 그녀의 웹툰도 아기자기하고 재미진데, 개인적으로는 글 솜씨가 더 찰진 것 같다. 그녀가 쓴 에세이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는 내가 유럽 여행을 다녀온 뒤 역향수병(이라 칭해도 맞는지 모르지만)에 걸려 있을 때나, 그녀 못지 않게 개인 생활이 없는 아주 빡센 회사 생활 하며 지쳐 있을 때 큰 위로가 됐다.(물론 잉여인 지금도.) 요즘 블로그에 올라오는 여행기도 아주 재미있어서 아껴 읽고 있다. 그녀의 새로운 에세이가 어서 또 나오길 고대한다.

같은 맥락으로 '언니네 이발관'의 이석원의 글도 좋아하는데, 그의 새로운 에세이가 나와서 아직 안 읽고 아껴두고 있다. 다음 주, 제주도에 가서 오름 위에 올라 콧바람 좀 쐬고 내려와 한 장 한 장 두근거리며 읽을 생각이다. 

2. 기본적으로 나는 우울하고 부정적이고 소심한 인간이기 때문에 특히나 남의 '성공사례' 보는 것을 좋아한다. (실패담도 재미있긴 한데, 기승전해피엔딩이 아니면 내 유리멘탈이 버텨내질 못한다. 유독 스트레스에 취약한 인간인지라.) 아무튼 이런 맥락에서 일상담을 소소하고 정갈하고 솔직하게 풀어내는 블로거들을 찾아 헤매고 있다. 옛날엔 그래도 그런 곳이 꽤 있었는데, SNS가 많아지고 홍보용으로 블로그가 사용되다 보니, 그런 잔잔한 재미를 추구하는 곳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 남의 삶을 훔쳐보는 게 전보다 더 쉬워졌지만, 그 삶이 과연 진짜인지는 더더욱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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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잡담도 간단히. 드디어 B.A.P가 돌아왔다. 고생했다 얘들아ㅠㅠ 여전히 B.A.P스러운 모습이어서 더 반갑더라. 특히 이번 앨범은 종업이가 리즈인 것 같다. 'take you there' 음방 무대보고 진짜 깜짝 놀랐다. 종업이 언제 이렇게 노래가 늘었니...? 생각 외로 안정적이고 깔끔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서 이 누나 육성으로 소리 질렀다ㅠㅠ 암튼 춤만 깔롱지게 추는 줄 알았더니 너 이 녀석ㅠㅠ 내 최애 영재는 왤케 헬쓱해졌는지... 암튼 얘들아 돌아와줘서 고맙다. 방탄은 또 다시 천재짱짱맨 민슈가님이 한 건 하셨다. 그래서 파트 투 언제 나오냐고요?!!!!!